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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트 Oct 30. 2023

오늘은 나도 정리왕!

창고를 지은 지 7년 만에 처음으로 정리했어요.

얼마 전까지 했던 티브이 프로그램인 <신박한 정리>의 오랜 팬이다. 철마다 가구를 옮기며 집안 분위기를 바꾸던 나였기에 정리 수납의 영상을 우연히 본 후, 그 신박한 변화에 무릎을 치면서 감탄했다. 새로운 수납 가구를 산 것도 아니고 있던 가구를 재배치한 뒤에 수납을 극대화한 후 정리정돈을 했을 뿐인데 같은 집인가 싶을 정도로 극적인 변신을 한 집은 볼수록 눈 맛이 시원했다.


점점 집안의 물건을 치우고 버리고 나누며 줄여갔지만 여전히 아직까지도 깔끔한 정도는 아니다. 특히 시골집은 갈수록 물건이 늘어나기만 할 뿐 세컨드하우스의 역할을 하기엔 지저분한 살림살이가 걸림돌이다. 도시에서 안 쓰는 잡동사니를 시골에 가져다 놓기 시작하면 결국 이렇게 되고 말지만 버리기가 더 힘들어서 쌓아두기만 했다. 창고는 새로 만든 이후로 한 번도 정리를 하지 않고 몇 년 동안 갖다 넣기만 했더니 이젠 더 이상 쌓을 곳이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일을 벌이기엔 엄두가 안 나서 지금까지 미뤄뒀는데 이번 주부터 황토방을 쓸 손님을 맞이하게 되어 결국 손을 대기로 했다. 점심 먹은 후부터 시작한 창고 정리는 해가 지기 전에야 겨우 끝냈다. 온갖 농기구부터 시작해서 잔디 깎기, 고기 굽는 그릴, 커다란 솥과 대야, 고춧대, 크고 작은 화분, 집수리에 필요한 페인트, 씨앗과 신문지, 비닐, 쌀포대 등 시골살이에 필요하다 싶은 온갖 것이 창고에는 있다. 양파망까지 버리지 않고 모아두면 시골에서는 다 쓸모가 있으니 창고는 그야말로 잡동사니 천지였다.


창고 안에 있던 물건들을 모조리 꺼내두기는 했으나 한동안 정리를 잘해왔던 나조차도 막막해서 중간에 쉬어 가면서 해야 했다. 하지만 역시 힘든 만큼 정리 후의 보람은 엄청났다. 수년 동안 묵었던 먼지와 거미줄을 제거하고 필요한 물건부터 도로 넣기 시작했더니 어느 순간부터 일의 끝이 보다.


내 인생도 착착 정리하며 필요 없는 것은 싹 버리고 소중한 것만 챙기는 삶으로 채워가고 싶다.   


수납정리 강좌에서 강사가 했던 말이다.


잡동사니란 놓아둘 곳이 정해지지 않은 물건이다.



정리 전



정리 후


  


오늘 안에 끝낼 수 있을까 싶던 순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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