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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Sep 10. 2020

MBTI에 대한 편견과 실체

성격유형검사 MBTI의 탄생과 역사에 대하여, 성격을 팝니다

MBTI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어렸을 때부터 현재까지 MBTI를 3번 이상 진행했다. 스스로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이 없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그냥 시키는 대로 해볼 뿐이었다. 그때는 MBTI에서 나온 결과를 보고 그저 신기하게만 생각했다. 언젠가 방황하던 시절에는 나에 대한 적성을 찾기 위해서 성격유형검사를 받았다. 그에 대한 결과물은 내가 원하던 일, 직업과는 다소 거리가 먼듯했다. 그리고 MBTI에서 추천해주는 일들을 꼭 해야 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MBTI가 나와는 잘 맞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에 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조금의 힌트를 얻었다.

성격 유형이 중요한 척도로 부상한 후로 살아있는 인간에게 특정한 성격 유형으로 꼬리표를 붙이게 되었고 이는 개성을 말살하는 수단이 되었다. 인간은 무자비한 사회의 부품으로 같은 유형이라면 언제든 교체가 가능했고 용도가 다하면 폐기 처분당했다. 요컨대 성격 유형 검사는 근대화를 달성한 도구 가운데 가장 모질면서도 그 정체를 완벽하게 위장한 도구 중의 하나다. 한 마디로 양의 탈을 쓴 늑대인 것이다. <성격을 팝니다, p016>

양의 탈을 쓴 늑대

이번에 읽게 된 <성격을 팝니다>는 MBTI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책이다. 사실 이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새로운 관점을 선사해주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성격 유형은 책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개개인의 개성을 말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불릴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MBTI에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표현을 빌리자면 성격 유형은 현대의 '자기 기술', 즉 자기 관리 기법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자신을 심문하는 기술이다. 자신의 성격 유형을 아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치밀하게 사유하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자기를 이해하는 작업이나 담론에서 '외향형'이라든지 '내향형' 아니면 '사고형'이라든지 '감정형'같은 말들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일상어로 자리 잡는다. … 캐서린과 이사벨이 2가지 어려운 문제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낸 결과다. 참신하고 고유한 개성을 발견하는 문제와 개인을 뛰어넘는 집단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끼는 문제가 그것이다. <성격을 팝니다, p018~019>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바라보는 것

무엇이든 한 가지의 측면만을 바라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책의 저자 메르베 엠레가 그것을 잘 아는 사람이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MBTI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연구한 사례들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를 바로 알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고 믿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MBTI에 그렇게 집착하는 이유는 인생을 더 능동적으로 살아갈 원동력을 얻기 위함은 아닐까?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성격 검사 방법인 MBTI에 대한 편견을 이번 책을 통해 깨나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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