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분이 공유해주신 기사. 내용은 중국 기업에 고용되어 술라웨시(Sulawesi)섬 모로와리(Morowali) 지역 니켈광산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받고있는 부당한 대우에 대한 것이다. 가족들을 포함한 여러 명이 해당 매체에 제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가장 주요한 제보자는 하남성 출신의 황곽몽(黃郭夢)씨. 그의 제보에 따르면 수많은 노동자들이 귀국하는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문제는 그들의 여권을 인도네시아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하청 회사에 의해 압류당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노동자로 입국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비자는 상무비자로 들어온 터라 노동자로서 합당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계약서도 원본 한 부만 회사가 가지고 있고, 계약당사자인 노동자들에게는 부본을 주지도 않았다. 대부분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있다고 한다. 그 역시 코로나로 직장을 잃고 상대적으로 후한 조건에 알지도 못하는 해외임에도 불구하고 건너와 6개월 동안 일하고 있다고 한다. 황곽몽에 따르면 그가 큰다리에 있을 때 매일 휴식도 없이 오전 6시에서 오후 5시 30분까지 일했다고 한다. 휴일도 없다. 임금도 원래는 14,000위안(259만원)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 임금은 10,000위안(185만원)만 들어왔다고 한다. 그마저도 휴식을 요청하면 차감되는 구조인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해당 기사에는 그들의 다양한 생활상이 매우 상세히 고발되어 있다.
황곽몽과 동향인 5명의 동료 노동자들의 케이스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들 역시 올해 3월 소개로 술라웨시로 건너와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모로와리에서 일하다가 큰다리(Kendari)지역으로 옮겨졌다. 그들 역시 실제 환경이 원래의 조건과는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고 돌아가겠다고 사직 의사를 표명했지만, 여권을 압류당한 상황이라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방법을 찾던 그들은 9월 중순 밀입국 조직(蛇頭)을 통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거쳐 몰래 귀국하려 시도하다가 말레이시아 조호르(Johor)주 해안가에서 현지 군대에 의해 체포당하기도 했다. 지금은 말레이시아 현지 인권변호사의 도움으로 고소를 당하지는 않았고, 조호르주 이민국에 의해 억류당한 상태로 귀국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중 한 명은 12월 24일 하문항공을 통해 돌아오는 것이 확정된 상태지만, 나머지 4명은 정확하지 않다.
술라웨시섬은 인도네시아에서 나는 니켈의 대부분이 매장되어 있는 섬으로 전 세계적으로 자원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주요 진출 지역 가운데 하나다. 이들 중국인 노동자들이 고용되어 있는 현지 하청 업체 역시 기사에 따르면 중국 강소성과 하문의 관련 기업들이 합자해서 설립한 회사다. 사실 술라웨시섬 니켈 광산의 중국 기업이 중국인들만을 고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도 다수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같은 지역 니켈 광산에서 중국 기업에 의해 고용되어 있던 인도네시아인 800명이 스트라이크를 일으켜 건물과 중장비들을 불태우는 사건이 벌어진 적도 있었다.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같은 중국인에 대한 대우를 보면 인도네시아 현지인에 대한 대우 역시 더하면 더했지 잘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해외 자본 유치에 혈안인데다 부정부패가 일상인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를 그리 신경 썼을 것 같지도 않고. 중국 정부 역시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 해외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었을 때 자국 노동자들이 얼마나 착취를 당하는지 그리 신경쓰지 않았더랬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을 보면 근대의 충격 이후 국민국가로 독립한 대부분의 후진국들이 서구 선진국들을 빠른 시간내에 따라잡는 과정에서 발생한 공통의 현상으로도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정을 소위 자유와 인권을 수호한다는 서구 기업과 사회는 지난 수십년 동안 모른 척 무시해왔고.
분명 중국 일대일로 사업은 비판받을 점이 많지만, 이러한 사정들은 그 비판을 단순히 국가가 아닌, 좀 더 근본적인 부분으로 돌려야 함을 잘 보여준다. 결국 고통받는 것은 중국인이나 인도네시아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황곽몽씨가 무슨 죄가 있겠나. 그 사람이 일대일로의 수괴도 아니고, 그저 먹고살기 위해 흘러흘러 건너온 것을. 비판의 대상은 기업과 정부가 되어야 할 것이고, 좀 더 깊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그 이면에 숨은 구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