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을 위한 고전 브런치
#1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할 때부터 이곳에는 어떤 글을 써야 하나 많이 고민을 했었습니다. 처음 브런치에 제출했던 글은 제 개인적인 상념을 글로 풀어내는 스타일의 글이었어요. 그런 글은 제 생각을 정리해본다는 점에서 저에겐 득이 되나 다른 사람들이 읽고 도움될만한 글은 아닙니다. 그래서 20대의 철없는 낙서(이철낙)라는 매거진 이외에 다른걸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바로 이 '바쁜 현대인을 위한 고전 브런치'입니다. 학생은 학생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바쁘고 치열한 삶을 삽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꼭 자신에게 도움되거나 유익한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학업과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와중에 고전을 읽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고전은 우리 선대가 남겨온 값진 유산이자 인간 지성의 역사입니다. 고전이 기말고사에서 A+를 받아 장학생이 되거나 인사고과에서 높은 점수받아 승진을 하는 것과 무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인생이란 집의 높이라면 고전은 그 집의 깊이입니다. 아래로 깊게 박을수록 집은 더 튼튼하기 마련이죠.
물론 이 브런치 매거진에서 지루하고 어려운 내용을 길게 설명하진 않을 것입니다. 처음엔 논어를 가지고 학이편부터 요왈편까지 약 20-30개의 글로 연재해보려고 했지만 그것보단 먼저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제 매거진 제목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전과 철학에 관련한 책을 읽기 부담스러우신 분들에 초점을 맞춰서 써갈 생각이니 웬만하면 너무 심오한 내용은 피하려 합니다.
쓰다 보면 조금 길어져 장문의 글이 될 수도 있고 짧은 몇 문장으로 충분히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는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짧게 쓰는 것이 더 어렵다고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완전한 이타심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바쁜 현대인을 위해서 고전에 대한 글을 적는다고는 하지만 철학자 버트런드 러쉘이 말했던 것처럼 그것에는 글을 쓰고 싶다는 저의 이기심이 스며들어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제 글을 보시는 분들을 위해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해 좋은 글 써보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2015.12.09
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