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태의 불안하면 MBA 3

'경영'의 논리(Logic)로 증명하라

by 김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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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 특히 차장·부장급 시니어들이 대학원(MBA) 진학을 고민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현업(Business)이 얼마나 바쁜데 학교 갈 시간이 있어?“


틀린 말이 아닙니다. 당장 내일의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우리에게 '현업'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공부를 '한가한 소리'라고 치부하고, 누군가는 현업의 고단함을 잊기 위한 '도피처'로 학교를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감히 단언합니다. 현업을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업을 더 잘하기 위해서'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현업이 최고의 스승"이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보다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깨달은 '직감'이 훨씬 강력할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20년간 IT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현업을 거치며 그 힘을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서, 저는 '현업 만능주의'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실무자일 때는 "이거 느낌이 옵니다, 될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도 일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을 설득하고, 타 부서와 협업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는 자리에서 나만의 '감'은 그저 '설명할 수 없는 고집'으로 취급받기 쉽습니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임원 승진 문턱이나 독립의 과정에서 좌절하는 이유입니다. 현업의 언어는 익숙한데, 경영의 언어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MBA에서 얻은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수만 가지 현업 경험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서랍(Framework)'이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실무자 시절, 마케팅 예산을 따내기 위해 재무팀 임원과 논쟁할 때의 일입니다. 과거의 저는 그저 "현장 반응이 뜨겁습니다! 무조건 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실패하면 네가 책임질 거냐"는 냉소적인 질문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재무와 전략 이론이라는 '서랍'을 갖게 된 후, 저는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잘 될 겁니다"라고 우기는 대신, 투입 비용 대비 명확한 기대 수익(Output)을 숫자로 제시했고, 무엇보다 임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만약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어쩔 것인가"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 계획)'까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목표 달성 실패 시, 예산의 30%를 즉시 회수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겠습니다."


그러자 철옹성 같던 임원들이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가 가진 '야생의 직감'이 경영의 논리를 만나 '검증된 확신'이자 '관리 가능한 리스크'로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현업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다만, 업데이트되지 않은 현업은 도태될 뿐입니다. 공부를 사치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금 당신이 느끼는 그 한계는 현업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경험을 증명할 '논리의 무기'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생생한 현업 경험에 경영의 이론을 입히십시오. 그때 비로소 당신은 '실무를 아는 경영자', '대체 불가능한 전략가'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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