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단단하게, Water Bowline(워터 보울라인
19년 8월 무더위가 끝나갈 무렵 나는 강릉 부연동에서 아보리스트 교육을 받았다. 이론 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트리 클라이밍을 위한 매듭법을 배웠다. 무려 52가지 매듭법이었다. 나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평상시 종량제 봉투를 묶는 매듭 외에 매듭을 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보리스트의 매듭법은 내게 넘을 수 없는 허들과 같았다.
같이 교육을 받던 선생님들은 나와 달리 능숙한 등반인이었다. 그들은 매듭을 묶는 손기술이 화려했다. 구렁이가 담을 넘어가듯 손을 타고 꿀렁꿀렁 로프가 지나가는데 매듭이 완성되어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이럴 때가 아니지”
“더 연습해야지”
낯선 매듭과 친해지기 위해 쉬는 시간마다 매듭을 묶었다. 오른쪽으로 묶어보고, 왼쪽으로도 묶어봤다. 웬걸 방향만 바뀌었을 뿐인데 순서가 꼬였다. 분명히 같은 매듭인데 좌우가 바뀌었다고 꼬이다니.
“아.... 이거.. 하.. 참.. “
밤낮으로 매듭을 묶었더니 그나마 주로 사용하는 매듭법이 익숙해졌다. 간신히 진도를 따라가나 싶었으나 이윽고 심화 매듭법 강의가 시작되었다.
“이 매듭법은 워터 보울라인(Water bowline)입니다. 강한 하중을 견뎌야 할 때 사용하는 매듭이지요.”
“... 워.. 워터? 물? (무슨 매듭법이 죄다 이래..)“
Water Bowline(워터 보울라인)
워터 보울라인(Water Bowline)은 워터(Water)가 들어갔다. 물이 들어가 있는 만큼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 매듭인지 대략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 명칭대로 젖어있는 상태(Wet conditions)에서 매듭이 미끄러지거나 재밍(Jamming)될 법할 때 안정성이 강화된 매듭이다.
앞서 알아본 더블 보울라인(Double Bowline)과 비슷한 모양을 보인다. 더블 보울라인은 어라운드 턴(Around turn)으로 묶지만, 워터 보울라인은 로프의 스탠딩 파트에 클로브 히치(Clove hitch)로 루프를 만들어 묶는다. 클로브 히치는 로프 끝(The tail end)을 더욱 단단하게 줌으로 워터 보울라인은 구조적인 안정성을 갖는다.
순서
1. 충분한 로프 길이를 확보한다.
2. 로프의 스탠딩 엔드로 루프를 만들고, 또 다른 루프를 만든다.
3. 만들어진 두 루프를 겹쳐 클로브 히치(Clove Hitch)로 만든다.
4. 로프 끝을 만들어진 클로브 히치 사이로 통과한다.
5. 클로브 히치를 통과한 로프 끝이 스탠딩 엔드를 한 바퀴 감는다.
6. 스탠딩 엔드를 감은 로프 끝은 다시 클로브 히치를 아래 방향으로 통과한다.
7. 클로브 히치를 당겨줌으로 워터 보울라인(Water Bowline)이 완성된다.
**동영상
추신.
워터 보울라인(Water Bowline)은 쉽게 묶을 수 있음에도 안정성이 확보된 매듭입니다. 그 이유는 매듭 안에 클로브 히치(Clove Hitch)가 구성요소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클로브 히치는 하중을 받으면 매듭이 분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전문가는 두 개의 하프 히치가 서로 압력을 받도록 클로브 히치를 변형합니다. 이는 매듭 구조를 변경함으로 약간의 안정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물론, 안정성을 얻는 대신 매듭을 풀기는 까다롭습니다.
자료출처
https://www.animatedknots.com/water-bowline-knot
http://useknots.com/loops/water-bowl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