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르다 서점일기 #58 새해 첫날
새해 첫날, 뮤지션 권나무의 <새로운 날> 노래를 들으며 출근했다. 노래 가사처럼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고 있어 창 밖 너머를 한참 쳐다봤다. 새해 인사를 건네는 것이 반갑기도 하면서 하루하루가 모두 새로운 날인데 유난히 1월 1일에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지난해에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없었던 날들로 기억된다. 자연스러웠던 일들이 부자연스러워졌고,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것이라 깨달았다. 소중한 것들이 주변에 넘쳐났음에도 익숙해져 버린 탓에 잊고 살았다. 사소한 것들, 일상적인 것들에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태도를 배웠다.
서점에 인형처럼 귀여운 강아지가 왔다. 가방을 타고 와서는 주인 곁에 있다가 결국 잠들었는데, 너무 귀여워 필름 카메라로 셔터를 눌러댔다. 복슬복슬한 털을 만지고 싶었는데 아직 반려견을 대하는 것이 서툴어 실수할까 봐 용기 내지 못했다. 귀여움을 더 느끼기 위해 반려견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다. (다른 분들께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반려 동물과 함께 해도 좋아요. 사자, 호랑이, 곰은 라가찌와 상의하세요)
다소 자극적인 표현이지만 책 팔아서 연봉 일억 원을 버는 서점원이 되고 싶(었)다. 책이 유익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서 책으로 먹고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책(만)으로 돈 버는 것이 뭔가 잘못된 것처럼. (서점원 라가찌)
-
"나는 꿈이나 목표, 하고 싶은 일 같은 것 없이도 지난 사십 년간 충분히 잘 살아왔다. 그리고 그런 건 찾고 싶다고 찾아지는 것도 아니요, 찾아진다 해도 언젠간 시들해질 수 있으며, 또다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로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여전히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거나, 누구나 잘하는 일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을 뿐. 그때는 그때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p.340)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석원, 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