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점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가찌 Jan 31. 2021

첫눈 오는 날, 쉬는 서점이 되고 싶어요

다다르다 서점일기 #59 첫눈

@다다르다 , 대전 은행동 
@다다르다 , 대전 은행동 
@다다르다 , 대전 은행동 

    일기에 여러 번 이야기했던 꿈만 같은 이야기다. 첫눈이 오는 날에는, 괜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평소에는 제대로 연락도 드리지 못했던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르고 매일 함께 일하면서도 아내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 진다. 이전에 여럿 구성원과 함께 일할 때도 같은 마음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첫눈 오는 날 쉬자고 제안했다. (정작 제대로 쉰 적이 없지만) 이번 첫눈에는 제대로 쉬었다. 첫눈이 온다고 마땅히 어디를 가거나 특별한 날처럼 무언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오랜 다짐을 겨우 실천한 것 같아 뿌듯했다.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2021년, 숫자를 바꾸며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12월이 오기도 전에 내년 다이어리를 꺼내 들고는 하고 싶은 일을 잔뜩 기록했는데, 막상 해가 바뀌고 나니 그 마음들이 시들었는지 다이어리를 열지도 못했다. 다다르다에서 일한 시간과 집에서 봤던 드라마와 영화, 책을 메모하는 정도다. 구체적으로 책에 대한 리뷰를 남기고 싶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아니, 할 일이 많다. 



    서점에 쌓인 책들을 정리 중이다.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빠른 입고 소식과 좋은 책을 권하기 위해 읽어야 할 책들이 책탑을 쌓아가고 있고, 그중에서 겨우 몇 권만 손에 잡힐 뿐이다. 서점원들의 독서량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아쉽지만 완독보다는 빠르게 훑어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책을 권하는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는 출판사와 편집자, 작가처럼 책을 직접적으로 만드는 이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들을 자세히 관찰하며 신뢰가 쌓였을 때 책에 대해 보다 자세히 소개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좋아하는 편집자와 출판사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1월과 2월, 성수동에서 열릴 팝업 서점 <세상에서 가장 큰 책방>에 원고를 보냈다. 이번 테마는 '사소해도 상관없는 새해 다짐'으로 정해져 다이어리 첫 장에 적어둔 올해 버킷리스트를 살폈다. 무엇보다 마음속에 있는데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일들이 마음에 쓰인다. 그래서 일 순위에 있는 '배달 음식 줄이기'로 정하고 책 한 권을 골랐다. 서점원의 작은 다짐과 추천사는 성수동에서 열리는 <세가방>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여러분의 '사소해도 상관없는 새해 다짐'은 무엇인가요? (서점원 라가찌)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운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