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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가찌 Dec 25. 2022

타인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요.

다다르다 서점일기 #20221223

@2022 대전 은행동, 다다르다


1. 서점의 마음에 대해 생각했어요. 다다르다는 공간에 오는 이들을 기꺼이 반겨줄 텐데, 저는 요즘 얄미운 감정이 차올라 사람을 대하기 버겁다고 생각했어요. 불특정 다수와의 만남은 설레기도 하지만, 서로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으면 지치는 감정이 쌓이더라고요. 그래서 공간에서 나누는 사소한 인사가 서로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죠.  


2. 성탄절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안부를 나누었는데, 어렴풋하게 서로의 꿈과 일에 대한 고민, 삶의 가치관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더라고요. 개별적으로 식사나 술을 함께 나눈 적이 없는 분들인데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요. 우리의 이야기는 바다를 건너 이름마저도 낯선 도시의 골목을 헤매다가 빠르게 대전의 익숙한 동네로 회항해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서인지, 같은 도시의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다른 장면들이 그려져 즐거워요. 


3. 타인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요.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가까이 살아가는 분들에 대한 관심이 있어요. 대학교를 대전으로 온 분께는 대전의 삶이 어떤지, 4년의 대학 생활이 긴 시간이지만 아주 멀리 여행 온 것처럼 생각하면 조금 더 즐겁게 살 수 없을지. 어떤 꿈을 가지고 사는지 너무 궁금해요. 그래서인지 서점에서 짧게 나누려던 대화가 길어지곤 해요. 서점원의 다정한 관심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어느 도시에서든 꿈꾸며 살아가면 좋잖아요. 저는 옆에서 함께 응원할게요. 


4. 책과 서점으로 어디까지 꿈꿀 수 있는지, 계속 꿈꾸려고요. 나름 십여 년 동안 한 분야에 있었으니 많은 이들이 주목할만한 결과물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나누는 작은 대화들이 제가 가진 편협함과 맞서 싸우는 힘이 되기도 하거든요. 여러분과의 작은 대화는 제 삶에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입니다. (서점원 라가찌) 



ㅡ 다다른  텍스트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여기 모인 이들도 좋아한다. 지친 마음은 쉴 자리를 얻는다. 그곳에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여든다. 책방은 이런 이들이 함께 모여 이루는 마음의 고향이다. 동네책방은 그런 곳이다. 우리 동네에 작은 책방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p.64) 


"책방 주인들이 온갖 노력을 다하지만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의 선봉에는 출판사와 책방 사이에 존재하는 공급률이 있다. 여기에 공정을 추구한 현장에서는 유령 책방이 생겨났고, 새로운 시도 앞에 다양한 폐해가 등장했다. 온갖 다툼과 편법으로 오늘도 동네책방의 피로감은 높아져만 간다." (p.116) 


"혼자 읽던 책을 함께 읽는 세상이 되었다. 오늘 우리의 책방은 미래의 독자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 동네책방이 나아갈 방향은 하나다. 사적인 비즈니스이지만 공공적 역할 또한 수행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동네책방의 생존을 가능케 할 길이 아닐까." (p.222) 

<동네책방 생존 탐구> 한미화, 혜화111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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