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여행자의 축구일기
혹시 한화이글스의 홈경기 티켓을 지인분께 부탁한 적이 있나요?
가까이에서 대전시티즌의 공짜 티켓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꽤 많네요. 이번 U-20 월드컵 티켓과 관련해 티켓을 구할 수 없냐고 전화를 많이 받네요. 저는 20년간, 단 한 번도 대전시티즌의 경기를 무료로 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서포터스 시절, 천 원 짜리 할인 티켓을 끊고 들어갔던 기억과 이따금씩 프로모션 티켓을 지급 받았던 적은 있었죠. 생각처럼 축구팀에 직접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아요. 적당한 티켓 가격을 지불하는 것과 팀의 굿즈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꽤 큰 단위로 팀과 이야기를 나눌 수 밖에 없죠.
여러분도 대전시티즌이 지역 축구팀으로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나, 잘하기를 바랄 때에 꼭 적당한 가치를 매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시즌에 야구장을 네 번이나 다녀왔어요. 지역에서 한화이글스가 사랑받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었거든요. 이번 시즌, 한화이글스가 토요일 홈경기 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네요. 야구장에서는 무료 티켓을 구하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벌써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총 147,024명이 야구장을 다녀갔으며, 경기당 평균 관중 8,724명을 기록하네요.
일시적으로 팬들을 축구장으로 부르는 무료 티켓 정책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네요.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 하더라도, 가치가 있는 곳에는 소비가 이루어진다고 확신해요. 이번 시즌, 매치데이가 제작한 대전시티즌 볼캡의 경우 그러했죠. 객단가가 낮은 축구장에서는 덜 판매 되고, 방문자의 객단가는 낮지만 이미 소비가 이루어지는 도시여행자 서점에서는 압도적으로 판매량이 많았거든요. 스스로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태는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_
축구장의 무료 티켓 정책은 독일까, 약일까. 축구장이 낯선 이들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무료 티켓으로 축구장에서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화가 확대되는 것에도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 또한 새로 유입된 팬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가치를 깎아내리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는 반대다. 오히려 속도가 더디더라도 소비자와의 관계를 충분히 인지하며, 지속가능한 모델을 찾았으면 좋겠다.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소비 패턴을 깨뜨릴 필요는 없다. 우리는 소비를 이끌어 낼만한 매력적인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한화이글스를 바라보며 쓴 짧은 일기.
_
20170520 축구여행자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