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합니다.

수묵캘리늘 배우다. 아홉 번째 이야기

by 정아

"가을가을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장독대와 감나무'입니다.

파란 하늘 위로 흘러가는 구름처럼 시간은 그렇게 보이지 않게 흐르고 있습니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느낌이 가득한 장독대와 그 너머에 주렁주렁한 감나무는 어렸을 적 할머니네 집 뒷마당의 정경이 생각나게 합니다.


툇마루에 앉아 우리를 정겹게 맞아주신 할머니는 손을 내 두 손을 잡고 한참을 쓰다듬으며 잘 지냈냐는 물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 지나 뒷마당으로 가셨습니다. '덜그럭 덜그럭' 소리가 뒤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잠시 후 돌아오신 할머니는 알록달록 예쁜 사탕과 먹을 것이 가득 담긴 소쿠리를 앞에 내려놓으셨습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사탕을 크게 한주먹 움켜쥐어 한 손으로는 내 손을 끌어다 손바닥에 올려주었습니다. 다시 한번 소쿠리를 향했던 할머니의 손에는 곶감이 들려있었습니다. '아'하라며 입으로 쏘옥 넣어주었습니다. 말랑말랑 달콤 쫀득한 곶감 한 덩어리를 베어 물고 툇마루에 누우면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둥실둥실 흘러가고 있습니다.


할머니 집 뒷마당에는 저장용 동굴이 있었고, 계단을 올라가는 둔덕 위로 감나무와 대추나무, 살구나무 외에도 여러 나무가 있었습니다. 둔덕 위에 있는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얼마나 많이 열려있던지 그 무게를 버텨내기 힘이 들어서 휘어진 가지 하나가 장독대로 내려앉았습니다.


할머니의 장독대는 여러 가지 장을 담아놓는 것이기도 했지만, 또 하나의 추억으로는 간식 항아리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그림은 추억이 방울방울 묻어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을 가을 한' 정취를 느끼게도 합니다. 아직 부족한 그림이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나아지고 나아지겠지요.


가을 하늘처럼 화창하고 청명한 연휴가 되었으면 합니다.


가을 노래 한곡 추천합니다. 얼마 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2> OST '가을 우체국 앞에서'가 요즘 듣기에 좋은 것 같아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OST Part 2] 김대명 (Kim Dae Myeung) - 가을 우체국 앞에서 / Stone Music Entertainment
https://www.youtube.com/watch?v=cCyJNklLauw




장독대와 감나무 by 정연


백영란 선생님의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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