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에 대해서
최근 주재원 아내들과 얘기하다 공통점이 발견됐다. 이제 40대~50대 사이를 달려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노부모가 있다는 사실.
우리의 노부모들은 대게 70+ 로서, 지병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뉜다.
그동안 지병이 있었던 부모님들의 경우, 아니면 연세가 많아 노쇄하신 경우, 주재원 와이프들의 삶은 주재국에서의 삶과 본국에서의 삶으로 나뉘어서 생활한다.
실제로 주재원 아내 1, 2는 이미 두 달씩 본국에서 노부모를 챙기다 주재국으로 들어와 몇 달 살고를 반복하고 있다.
주재원 아내 3은 얼마 전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아, 얼마 남지 않았을 여생을 어머니를 도와 곁에서 돌보고 싶다 했다. 몇 달이 될지 알지 못한다. 그녀는 아버지 얘기를 하다 눈물을 비쳤다. 나도 덩달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나의 경우도 아직 살아계신 할아버지가 이제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 들었다. 이제 언제 귀국해서 뵈러 가야 할지 모르는 대기조의 삶을 살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주재원의 삶의 변수는 노쇠한 부모님이다. 매번 해외를 나갈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할아버지와 이별을 했다.
주재원 삶 중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어쩌면 사랑하는 가족들의 임종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늘 있다는 것이다. 효를 행하는 자식은 아니더라도 부모님들의 임종은 지킬 수 있기를 매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