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의 부모 노동력 착취방법
매년 학교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는 펀데이(Fun?? Day)이다.
누구의 펀데이냐는 비교적 명확하다.
아이들이 즐기는 날이다.
반면 누구의 노동력이 들어가냐함은 바로 아이들의 부모이다. 부모가 노동하니 아이들은 와서 사먹고, 결국 학부모 주머니를 털겠다는 학교의 심산이다. 우아하게 표현해서 펀데이.
황당한 건 이 때 모은 기금으로 작년엔 아이들 놀이터를 정비했다는 것. 그 동안 발전기금으로 가져가는 그 돈은 어디에 쓰는? 현지에서 가장 비싼 학교인 이 학비는 다 어디에?? 많은 물음표들이 따라온다.
게다가 작년부터 바꿨다는 시스템은, 펀데이 재료 구매용 약 25만원만을 학교 측에서 제공하고, 벌어들인 어떠한 금액도 학교 측에서 다 회수해 간다. 얼마 전 했던 이 펀데이에서 더욱 경악스럽게 느껴진 건, 학교 스탭들이 돌아가면서 조금 돈이 모였다 싶으면 그 돈을 싹 털어가는 것이었다. 학부모를 믿지 못하는 것인가..?
게다가 학교에서 펀데이 날 사먹는 모든 음식을 현금구매를 금지하고 학교에서 쿠폰을 구매해 사게함으로써 현금이 주머니에 들어가는 걸 미연에 방지하였다.
한국부스는 이미 재료비만 25만원 넘게 구매했기에, 재료비 마저 부모들 주머니에서 나가게끔 하는 학교에 더 이상 당할 수만은 없어, 딴 주머니를 차고 머리를 써서 재료비와 회식비를 빼돌리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국제학교는 참 돈 많은 학교인데, 이런 식으로 부모의 공짜 노동력을 착취하는 게 어이상실이다. 실제 이러한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경험이긴 하지만, 실제 일하면서는 한국인들끼리 으쌰으쌰해서 재미났고, 육체노동에 최적화 되어 있는 나는 더 신났으며, 그 동안 인사 한 번 나누지 않은 엄마들이랑도 통성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향후 제대로 펀드레이징을 하기 위한 맛보기, 연습문제가 되어서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