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구월 어느 가을에
가을바람이 신선한 주말
기차를 타고 하동 북천역으로 향했다.
역에 도착하니
눈앞에 코스모스가 끝없이 펼쳐졌다.
쭈욱 뻗은 코스모스길을 정처 없이 걸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내 마음도 살랑였고
아른아른 빛나는 볕에
내 가슴도 따스했다.
생각해보니
어느새 여름이 지나갔다.
잘 때 이불이 없으면 추울 정도로 쌀쌀한 가을이 왔다.
그 많던 매미들은 어디로 간 걸까.
너무도 조용히 가버려서
인사도 못했네.
내가 갔을 때는 다행히도 축제 기간 전이라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 덕에 느긋하게 코스모스를 만나고,
여유롭게 주변을 거닐 수 있었다.
가을엔 왠지 몸도 마음도 느긋해져
항상 빨리 빨리를 외쳤던 나도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가을바람 따라
살랑이는 코스모스를 바라보니
마음도 덩달아 설레이기 시작한다.
이래서 가을은 감성의 계절이라고 하나보다.
작은 꽃 하나에도 이렇게 마음이 설레는데
높고 넓은 하늘
밝고 따스한 볕
시원한 가을바람
황금빛 물든 들판
빨갛게 물든 단풍
책갈피로 좋은 은행잎
달콤한 홍시
고소한 밤
내 맘을
설레게 하는 것들은 참 많기도 하다.
가을을 안탈래야 안탈 수 없다.
얼마 후
가을도 여름처럼 소리 없이 가겠지
그땐 꼭 인사해야겠다.
'내년에 또 만나자고'
바쁘게 지내던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 준
구월 어느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