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유감
비슷하다는 분류가 싫었습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허다했지요.
꽃이라는 통칭으로 막대하기도 하더군요.
피는 시기가 겹치는 데다가
금세 져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맨 처음에 피든지 화려한 군락을 이루든지.
주목받을 수 없는 개화를 받들어야 합니다.
어쩌겠어요.
알아주지 않는다고 피지 않을 수 없지요.
생식을 담보하기 위한 꽃을 내놓으려
봄을 기다린 마음은 다른 꽃에 못지않게 간절했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꽃을 피우기 위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도 묵묵한 살구나무처럼
나 역시 호된 겨울 같은 날들을 견뎌냈지요.
꽃샘바람쯤이야 같잖게 밀어낼 수 있어요.
그대가 옆에 있다면 흐드러지게 마음 주름이 펴질 겁니다.
살구꽃 같이 티 나지 않을지라도
해마다 그대의 곁에서 피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