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다시


오늘을 다시 새깁니다.

다시 하는 시작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머뭇거리지 않겠습니다.

섣부른 동정을 되풀이 못하겠습니다.

싸구려 배려를 받지도 않을 겁니다.

무심하겠습니다.

시크해지겠습니다.

정에 이끌려 허술해지지 않을 겁니다.

쳐낼 건 쳐내고 묻을 건 묻으렵니다.

주변을 정리했습니다.

보고 싶지 않거든 안 보렵니다.

말을 섞고 싶지 않으면 절대로

곁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나에게 좋은 놈만 사람 취급하겠습니다.

짐승을 사람대접하는 것은

다시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오늘 다시 사람다움의 탈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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