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다 보면 특히 마음에 와 닿는 부분들이 있지요. 제겐 이 글이 그랬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무것도 아닌 순간은 없다
누군가 묻거든 말해주자. "아무것도 아닌 순간은 없었다고." "나여서 나는 좋았다고." "지금도 나로 살아가고 있어서 꿈꾸는 것처럼 혼몽하다고. "
갑자기 우울해지거나 생이 의미가 약해진 적은 있었다. 기복이 심한 감정의 산맥을 오르내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단 한번도 나에게서 멀어져 본 적은 없다. 나는 여전히 나로 살아왔고 살아갈 뿐, 다른 무엇이 되고 싶은 생각은 품어보지 못했다.
다급하게 나를 바꾸고 싶어서 늘 가던 길을 벗어나 전혀 생소한 길을 배회하다 돌아오기도 했다. 기어오를 수 없는 절벽 앞에서 망연해 한 적도 있다. 더는 나아갈 수 없는 낭떠러지 끝에서 가슴 서늘해져 주저앉기도 했다. 그렇다해도 결국 나는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을 잊지 않았다.
어디를 향해 있건, 어디를 가건 한 차례도 내 존재의 당당함을 잃을 수 없었다. 어떤 순간도 나였고 모든 시간의 중심에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 때나 물어와도 나의 대답은 하나다. "나로 살 수 있어서 모든 순간이 경이롭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