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것, 인간과 짐승을 구분 짓게 하는 것은 바로 읽고 쓰는 일이다.
인간이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문자를 통해 소통하고, 기록을 통해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록이 없었다면 문명의 발전은 아주 더디었을 것이고, 문명이라고 부를 만한 발전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기록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이전에 했던 경험을 되풀이하며 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인간답게 읽고 쓰며 살아야 한다. 읽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인간다운 삶이 아니다.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고 입으로만 자기주장을 한다면 지식인은커녕 인간답다고 할 수도 없는 상태인 것이다.
읽지 않고도 양심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분들도 있다. 가장 높은 경지의 숭고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읽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분들의 삶을 도저히 흉내 낼 수도 없다. 읽고 생각하며 그나마 그분들의 양심과 사랑을 본받아 흉내 내 보는 것이다.
읽고 쓰기를 직업으로 삼아 밥먹듯이 하면서 양심을 버리고 매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은 제대로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읽을 때에도 자기 생각 안에 갇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한 때문이다.
그렇다면 읽고 쓰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위 양심이라고 부르는, 옳은 바를 추구하는 마음이다. 이 마음 없이는 읽고 쓰는 일도 소용이 없다. 양심을 내팽개친 사람은 아무리 많이 읽고 많이 써도 자기 한계 안에 갇혀 편협하고 무용한 자기 생각만 내세울 뿐이다.
그렇다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양심을 바탕으로 읽고 쓰는 일이다. 양심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더 깊이 파헤쳐 보아야 하겠으나 간단히 말한다면 인간 본래의 타고난 옳은 바를 추구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