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퍼_07

by 쓸모

오늘은 왠지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해야 할 것 같다. 냉장고에 있는 낫또와 삶은 달걀 그리고 단백질 시리얼로 때우려 한다. 아침잠이 많은 편인데 오늘같이 바쁠 것 같은 날에는 아침을 먹는 것이 좋다. 육신이 피곤함과 맞서서 이겨내기 위해 따듯한 커피도 같이 준비한다. 아침을 먹으면서 문득 올해도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흐르고 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모쪼록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고 사람들을 만나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특별한 목표나 계획은 없지만 간절하게 기도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평생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사람이 간절히 바라고 염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살맛 나게 하는 것 같다.

아침을 이렇게 때우고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로워 창밖을 내다봤다. 집 근처에 여자고등학교가 있는데 여학생들이 쩌렁쩌렁 집 안까지 퍼질 정도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등교하고 있었다.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며 경쟁하고 공부하고 친구를 사귀고 장래를 결정하는데 힘든 시기이지만 가장 행복하고 좋은 시절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반대로 어둠이자 심연과 같은 나의 고등학생 시절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숲속을 나는 새와 같은 경험도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동굴처럼 심연도 존재한다. 그릇과 수저 그리고 컵을 정리하고 씻고 출근할 준비를 했다.

아침을 먹고 커피도 마시며 다른 일상과 다르게 출발을 해봐도 피곤한 건 매한가지다. 그래도 매일 보는 사람, 반복적인 일, 이벤트처럼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일, 힘들고 피곤해도 퇴근하고 집에서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며 보내는 일상이 감사할 따름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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