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기를 꼭 쓰고 싶은 날이었다. 함께 책을 출간한 동기인 팔칠서가(@87seoga) 식구들 완전체가 오랜만에 모인 특별한 날이었다. 지난 보부상 이후니까 꼬박 5개월 만이던가. 반가워라.
그저 즐겁기만 했던 하루를 곱씹으며 어떤 이야기를 일기에 담을까 하루의 기억을 둘러보던 중 '살'에 대해 이야기해 던 것이 떠올랐다. 가족에게 다이어트를 종용받는 이야기가 오가고, 나는 날씬함의 기준이 개개인이 다르지 않겠냐며, 내 불어나온 뱃살을 애써 외면하며 이야기했다. 외모 지적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며 자라온 탓에 대해 다른 멤버가 이 이야기했다. 나는 거기에 보태어 요즘 매체들이 문제이며, 티비에 나오는 아이돌들이 다들 너무 말랐다고 이야기하며, 한 아이돌이 갈비뼈가 심하게 보일 정도로 말랐다는 이야기를 해댔다.
지금 와서 하루를 리플레이해보니, 아차 싶었다.
'아 이것도 외모 지적이구나'
그 아이돌 친구가 혹시 그 정도로 마른 걸 좋아하는 게 아닌데 사회가 그 친구의 기준을 그렇게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의도로 말했던 거긴 하지만...
마른 친구 입장에선 자신이 마른 게 좋아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뚱뚱한 사람들한테만 하는 게 외모 지적이 아닌데 말이다. 편협한 사고를 하면서 그게 또 정답인 양 말한 내가 창피해졌다. 그런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