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구입을 위한 근 한 달 간의 고민 끝에 결국 Martian Notifier를 구입했다.
애플워치부터 LG Watch Urbane, 삼성 GearS2, Moto360, 그 외 페블과 오메이트X, 마이크로노즈 ZeCircle, 소니 스마트워치와 U8과 같은 중국산 저가 스마트워치 등등 수 많은 제품의 스펙 및 가격 비교와 사용기 검색으로 며칠 밤을 지샜던가. 그 고뇌의 과정을 대략 정리하고자 한다.
나 같은 경우에 스마트워치를 구입하고자 한 이유는 소문난 스마트폰 중독자의 오명을 벗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미 같은 이유로 아이폰6s를 구입한 바 있다. 타고나기를 로얄 커스터머가 되기는 글러먹은지라 팬텍, HTC, 삼성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방황해 왔는데, 아이폰이 SK텔레콤의 T freemium 서비스도 안되고, Btv 모바일 UI도 그렇게 구리며 카카오톡 등 각종 어플의 업데이트도 느리다는 말을 듣고 기존에 이용하던 어플을 강제로 차단시키고 게임도 좀 끊을 요량으로 구매한 것이다.
한편 스마트폰의 각종 노티(주로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밴드 등)에 대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이를 확인하거나 혹은 기다린다는 핑계로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가 이것이 각종 쇼핑이나 웹 서핑 등으로 이어져 온 종일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집중할 일이 있거나 해야할 일이 있음에도 이러한 확인 욕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SNS Fatigue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스마트워치로 노티를 확인하게 하여 SNS Fatigue를 완화하는 한편 스마트폰을 붙들고 앉는 핑계로부터 어느 정도 스스로를 유리시킬 목적으로 스마트워치 구입을 고려하게 된 것이다.
애플워치와 삼성의 기어 시리즈가 스마트워치에 있어 걸어 온 노선의 차이라면 애플은 '워치'에, 삼성은 '스마트'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일 것이다. 스마트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처음부터 기능이 아닌 소재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한 애플이 참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나 GearS2 Classic에 이르면서 삼성은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선의 변화는 지금까지 '스마트'에 방점을 찍어 온 제조사들이 실제 구매자들이 스마트워치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지켜 본 결과일 것이다.
지난 해 스마트워치 사용자의 사용 경험을 다룬 기사 다수가 대부분의 스마트워치 사용자들이 결국 스마트워치를 '시계'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여담으로 지난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유스올림픽에서도 기어S2는 시계로 분류되어 시계 부문 공식 후원사인 OMEGA와 충돌한다는 이유로 마케팅을 할 수 없다.
그리하여 마션 노티파이어 구매 후 수 개월 간의 사용 경험을 통한 장점을 몇 가지 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1. 아이폰 페어링 및 한국어 공식 지원 애플 1세대는 사는 것이 아니라 배웠기에...그리고 안드로이드 웨어는 공식 지원을 시작했지만 아직 iOS에서 작동이 완전하지 않다.
2. 아날로그 시계 겸용 1,715mA 짜리 아이폰 충전도 귀찮은데 얘까지 충전 자주 하려면 귀찮기도 하고, 전면 디스플레이 제품은 충전 못하면 먹통 되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아날로그 시계에 노티용 디스플레이가 결합 된 형태를 선택. 충전 못해도 시계로 쓸 수 있고 전면 디스플레이가 아니니 배터리도 오래 가는 편. 디자인도 깔끔하고 예쁘다.
3. 워치용 앱의 불완전성 LG Watch Urbane이랑 moto360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는데 이들을 비롯 삼성의 기어 시리즈까지 워치에 다양한 기능이나 앱을 탑재하려고 노력 중이긴 하다. 하지만 아직은 그러한 앱들이 편리하다기 보다는 워치에서 가능하다는 수준이라 특별히 큰 화면의 스마트폰을 두고 워치에서 다양한 기능을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단 운동을 안하므로 현재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가장 진보 된 기능인 헬스케어 기능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건 미밴드로도 충분 할 것 같다) 지금까지의 워치(사실상 거의 애플워치) 유저들에 대한 데이터를 보면 스마트워치는 결국 스마트 보다는 워치에 가까운 이용 행태를 보이는 것 같다.
즉,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꾸리라 생각했던 그 '스마트워치'는 아직까지는 시장에 나오기에는 시기상조가 아닌가 한다. 워치로만 할 수 있다고 알려진 많은 기능들이 현재까지는 할 수 있다는 의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결국은 스마트폰을 꺼내게 하고 있기 때문에, 게다가 포켓몬도 못 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