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며 산다

by 김호정

어렸을 때 나는 강서구에 살았다. 집근처에서 62번 좌석버스를 타면 한번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는 키즈카페같은 것이 없으니까 독박육아의 위기에서 엄마는 초대형 서점으로 나와 동생을 데리고 갔던것 같다. 엄마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시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받았던 상은 대부분 글짓기 상이었다. 크는 동안 주욱 나는 글짓기를 잘한다고 생각하고 살았고, 글짓기를 잘하니까 나는 계속 읽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시절 수상실적(?)이 없는 것은, 쓰기 시작하면 잘쓰는데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놀고 또 노느라고 책을 안 읽다가 안 읽게 되니까 계속 안 읽고 살았다. 그러다가 결혼해서 첫째 낳고 산후우울증, 사실 '증'까지는 아니었지만 우울감이 크게 왔는데 집에 텔레비전도 없고 스마트폰에도 잘 적응을 못했던 때라 책을 집착적으로 읽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누군가의 인생을 볼모로 잡고 있어야 하는 신생아에 잡혀 있는 동안 '그래도 난 어른이야!'라고 할 만한 어른같은 일은 책읽기 밖에 없었다.


그렇게 책을 읽고 책에 대해 검색하고 페이스북을 들여다 보다가 얻게 된 정보로 문학수업도 들으러 다니게 되었다. 김수영, 윤동주, 프란츠카프카, 니체 등에 대한 강의를 듣다가 더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더 배워놔야 할 것 같아 글쓰기 수업도 들으며 나는 매주 글이라는 것을 썼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가져가서 합평을 했다.


블로그에 잡다한 일들을 사진과 함께 올리며 쓰는 것에 익숙해져서인지 한글파일을 열고 사진이 없는 백지위에 글을 쓰는 것이 어색했고, 맥락적으로 주제가 유지되는 글을 쓰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냥 떠오르는대로 지껄이듯 쓰는 블로그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세번 정도 합평을 하니 내가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글쓰기의 나쁜 습관이 있었다.


첫째로는 내가 '...'을 많이 쓴다는 것. 공식적 글쓰기, 그것이 에세이건 소설이건 문장으로 끝을 내야 하는데 '...'으로 여지를 두는 것은 완성도 높은 글이라고 볼 수 없다.


둘째, ?나 ! 같은 문장부호의 사용이 많았다는 것. 정말 필요할 때가 아니면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좋다. 글이 너무 감정선을 타는 것도 좋지 않다.


셋째, 그럴'땐', 자리'엔' 등 줄여쓰는 표현이 많았다는 것. 표준어 철자법에 맞게 '그럴때에는' 으로 온전하게 쓰는 것이 좋다. 이건 알고있는 사실이라서 공식적인 글쓰기를 할 때는 주의해서 쓴다고 쓴건데 막상 살펴보니 몇 개씩은 꼭 저렇게 줄여쓰고 있었다. 더 정신차리고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친구들이나 이웃님들이 '재밌다, 책써도 되겠다'등의 얘기를 종종 듣 는 데 그 재밌다, 책써도 되겠다 수준으로 글 쓰는 사람이 사실 엄청 많다. 브런치세상에도 이렇게 많으니. 정말 시간을 들이고 돈을 내고 읽어도 아깝지 않은 글을 쓴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구나 싶다.




잘 쓰는 사람이 엄청 많지만 나랑 똑같이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내 스타일대로 노력하다보면 잘 쓰는 사람들 틈에 내 자리도 생기겠지 하는 막연한 마음으로

나는 쓰기 시작했다


목표는 신춘문예 그리고 신인문학상

에세이도 에세이지만 문학의 꽃은 소설이니까

나는 쓰기 시작했고

겁 없이 등기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