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엿보기] 잃어버린주말,1945

오스카 18회 작품상 수상, The Lost Weekend, 1945

by 김무늬
1200px-The_Lost_Weekend_(1945_film).jpg 출처: google

이 영화는 알코올 중독자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단순히 알코올 중독자만의 모습을 비추는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는 단순하다. 극심한 알코올 중독 자면서 작가인 주인공, 버냄이 그의 여자 친구로 인하여 알코올 중독을 극복한다. 이 한 줄의 이야기에서 파생된 영화는 주인공인 버냄이 술을 찾는 모습을 해프닝처럼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막판에는 치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역시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영화에서는 극복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기보다는 '중독'이라는 것에 이 영화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독은 현시대를 관통하며 확장되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술뿐만 아니라, 담배, 게임, SNS 그리고 심지어 감정까지도 중독되고 있다. (예를 들면 소비 감정, 성공 감정) 중독은 이 영화에서처럼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잊게 만든다. 또한 다시 돌아가려는 발걸음에 거대한 벽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이 영화는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이 그 이면에 있는 중독의 어두움을 최대한의 효과로서 드러내고 있다. 그것의 장치는 총 3가지로 볼 수 있다.


The Lost Weekend 1.jpg 출처 : google

첫 번째는 버냄의 연기다. 버냄은 계속해서 입가를 훔치고 땀을 흘린다. 힘찬 발걸음은 점차적으로 느려진다. 점차적으로 초조해져 가는 그의 표정과 눈을 추켜올리는 그의 연기가 그 후반으로 갈수록 잦아들면서 극의 흐름 속에서 중독의 침전이 늪처럼 다가온다. 무엇보다 바텐더가 따라준 잔을 단번에 먹지 않고 약간의 시간을 두고 술잔을 응시한 후에 먹는 그의 연기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알코올 중독자들을 보며 연구했는지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조명이다. 초반에 빛이 많고 경쾌한 것과 달리 극 후반에는 그림자와 어둠이 깔린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였던 병원에서 소리 지르는 딱정벌레 환자의 움직임이 버냄의 얼굴로 그림자로서 보여주는 것은 어떠한 특수효과보다 실제적으로 가장 커다란 공포로 작용된다. 특히 이러한 공포 요소를 활용함으로써 소리만 보이는 웃음소리들이나 다급한 움직임들, 그리고 무력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주인공의 모습들이 겹쳐지면서 극대화된다.


unnamed.png 출처: google

마지막으로는 시간적 흐름이다. 처음에는 시간적 흐름이 정확히 알려진다. 버냄이 타야 할 기차의 시간과 더불어 바텐더에게 알려달라고 하는 시간까지. 그러나 그는 늦는다. 그는 바텐더에게 한마디 하고 서둘러 집에 돌아가지만, 동생을 보고도 같이 출발하지 않는다. 바로 이 부분부터 중심축은 여행에서 술로 넘어간다. 그리고 그는 the bottle 소설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헬렌을 만나는 장면, 헬렌의 부모님을 만나는 장면, 그리고 실제로 the bottle의 집필로 돌아온다. 이러한 순서를 중간에 넣음으로써 극의 흐름이 무료하지 않고 버냄의 이해도를 높여준다. 그리고 버냄이 계속해서 술을 먹으면서 자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면서 시간적 흐름은 아침인지, 밤인지 에 대한 구분이 사라진다. 그리고 the bottle 은 결말에 다시금 나온다.


영화는 앞에서 지나갔던 장치들을 다시 결말에 회수함으로써 극 안이 아닌 극밖에 있는 관객들이 눈치챌 수 있게 한다. 호피무늬 코트나 조명 위에 술을 숨겨놓은 행위 등을 알고 있는 관객들은 버냄이 아닌 헬렌이나 버냄의 동생이 되어 그를 살피기 시작한다. 그는 단순한 쾌락주의자가 아닌 도전에 대한 절망으로 인해 시작한 알코올 중독자이기 때문이다.


버냄은 처음에는 술 한 병을 숨기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버냄 스스로가 버냄을 숨긴다. 그리고 숨겨진 술병을 찾는 것처럼 그 주변 사람들은 그를 찾는다. 대상은 아주 작은 것으로 초점을 시작하지만 마지막은 사람 하나가 그 대상화가 된다. 바로 이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흥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만약 중독이 되었다.라고 한다면 듣고 싶은 것은 왜 중독이 되었는가의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다면 중독이 된다면 어떻게 변화하는 가, 어떠한 상태가 되는가, 혹은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에 이 영화는 좋은 해답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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