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생각대로 되는 삶

by 김아울

나는 35살까지 결혼을 안 할 것 같았고, 한다면 35살에 할 것 같았다. 20대 초반에 엄마는 신점을 보고 와서 똑같은 말을 해줬다. 어느 게 먼저인지 기억은 안 난다. 확실히 일찍 할 것 같진 않았다. 그리고 결혼할 때가 돼서 내 나이가 35살이고 그때 무당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취직 준비할 때는 대기업은 붙지 않을 것 같았다. 그 당시만 해도 학벌이 기준이라는 이야기가 많았고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았으며, 될 것 같은 중견기업조차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 이후로 총 네 번의 회사를 다녔다. 첫 회사는 작은 회사라 낙하산이라고 말하기로 그랬지만, 그 이후로도 마음에 드는 집단이 회사인 적은 없었다. 앞으로도 회사에 대한 일말의 희망이나 기분 좋은 소속감 따위는 기대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 보니 미래도 뻔하겠지. 이 생각이 좋건 나쁘건 내 현재 생각이 변하는 건 아니다.


대학교 OT 때 동기들을 보니 궁금해지는 애가 딱 한 명 밖에 없었다. 쌀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 애 하나만 사귀고 싶었다. OT를 마치고 나서 그 애에게 가서 같이 동아리에 들어가자고 말을 걸었다. 얼굴이 내 스타일이었다. 수수한데 세련된 외모에, 날씬한 몸매. 한편으로 걔를 부러워하면서 내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인정하고 가까이서 흠모한 것 같다. 그때까지는 초중고 친구들이 더 가깝다고 여겼는데, 이제 성인이 된 지도 훌쩍 지나 가족보다 더 가까워졌다.


더 나은 몸매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런데 마음 한편에 다이어트는 안될 것 같다. 내 몸매 이 정도면 봐줄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지부조화를 겪지 않는 법이다. 옷으로 가리면 종종 날씬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의 기준이 있는 지금, 날씬한 친구에게 말을 하자 '아울 너는 통통한 게 예쁘다'이 말이 더 와닿았다. 그래 통통함을 매력으로. 그렇게 웨딩 스튜디오 사진을 찍을 때, 본식 때까지 입만 다이어트하고 몸무게는 항상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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