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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에 살면 행복할까?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by 김아울

나는 유난히 어쩌면 행복이라는 허상에 집착한다. 오늘도 도서관에 이런 책을 골랐다. 5권 중에 하나는 꼭 행복 책이다. 지금 보다 조금은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노르웨이의 교수인 저자는 복지국가로 행복도가 높은 국가에서도 여전히 불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조금 의아했다. 난 한때 거기로 이민 가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경쟁 없는 사회. 복지국가. 조금은 느리고 나른하고 여유로운 삶.


저자는 역사적으로 행복과 관련된 여러 주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주장에 반대되는 견해들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게 이 책이 좋은 이유다. 행복하려면 긍정적이어야 하거나, 부유해야 하거나, 복지가 잘 돼있어야 하거나, 날씨가 좋다거나 하는 당연한 생각들도 전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은 환경적이지 않은 행동은 행복을 낮추기도 한다는 것이다.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행복으로 귀결되진 않았다.) 어쩌면 미래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행동들이 행복해지는 일일 수도 있다고 한다. 수선을 하고, 고치고, 물건을 덜 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행복하기 위한 모습들


행복하려면 공동체적인 삶은 당연한데, 경쟁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계급사회는 확실히 좋지 않고, 무엇이든 인정받고 존중해 주는 사회가 중요했다. 그 존중은 아주 일상적인 것부터 해당될 수 있다. 요리를 하는 일. 종이접기를 잘하는 일, 운전을 하는 일 같은 것도 말이다.

그리고 타인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제일 와닿았다. 내 삶에 지금 빠져있는 게 이게 아닌가 싶었다. 잠깐의 쾌락은 추구할 수는 있으나 그건 수용소에서 초콜릿을 먹는 범죄자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런 책들이 나를 더 어른스럽게 만드는 것 같다. 하나로 퉁쳐서 설명되지 않기에 조금은 희미해도 자유롭게 생각해 보게 된다. 복잡함을 받아들이면, 나를 다그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늘 점심 먹은 후에 산책을 하고, 업무를 성실하게 하고, 안전 운전으로 귀가하면서 집에서는 도란도란 남편과 저녁을 만들어 먹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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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울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회사원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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