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감자님이 팔로업하고 계시죠? 마케팅팀이랑 얼라인 해주시고요. 다음 주까지 액션 플랜 디벨롭 해와주세요. 같이 그로스 합시다!
지금은 별 위화감 없이 듣고 있는 말들이지만, 처음 들을 땐 참으로 생소했던 단어들이 있다. 아래에서 간략하게 뜻과 실제 사용 예시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참고로 사용 예시는 회사에서 누군가 실제로 사용했던 구절들이다. 따라서 맞춤법이 틀리거나, 설명하는 뜻과 100%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실을 담은 생생한 예시이니, 가볍게 즐겨주시길.
1. 그로스 / 그로쓰
아무리 인간은 성장의 동물이라지만, 주 2회 이상 주기적으로 듣다 보면 '이제는 그만 성장하고 싶다...'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이다.
[사용 예시]
- 이번 건은 제작비도 많이 든 만큼 론칭 이후에 계속 그로쓰 했으면 좋겠는데요.
- 전환율 확인해 보면서 계속 그로쓰 해보죠.
- 계속 그로쓰 하려면 피드백은 필수죠.
- 껍데기 그로스 하려고 어제 보톡스 맞았어요(?)
2. 디벨롭
그로스와 비슷한 맥락이나, 조금 더 공적인 표현이다. 이 단어를 쓴다는 것은 일단 지금 현재 상태로는 부족하다는 뜻을 내포한다.
[사용 예시]
- 이번 릴리즈 때는 이렇게만 가고, 다음 단계에서 추가 디벨롭하겠습니다.
- 다음 주 미팅 잡고, 기획 디벨롭 진행할 예정입니다.
- 짚어주신 내용 꼼꼼히 확인해서 주중으로 디벨롭할게요.
- 추가 디벨롭된 내용 없으면 오늘 회의 스킵해도 될까요?
3. 얼라인 / align
사전적 정의: 나란히 만들다. 줄 맞추다. 정렬.
비즈니스에서 쓰일 때는 주로 두 개 이상의 요소가 향하는 곳을 맞춘다는 뜻으로 쓰인다. A 팀과 B 팀이 바라보는 목표치를 일치시키거나, 상세페이지 안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외부 광고에서 이야기하는 것의 방향성을 맞춘다거나 할 때 이 단어를 쓸 수 있다. 종종 내 몸과 마음도 얼라인이 안되는데... 조직에서는 조직 전체가 얼라인 되기 전까지는 계속 듣게 될 단어인 것 같다.
[사용 예시]
- 빅세일 프로모션이랑 얼라인 해서 나갑시다.
- 사업부랑 align 해서 콘텐츠 생산 계속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분기별 목표치랑 align 해서 카테고리 분류해 보죠.
4. 액션 플랜 / 액션 아이템
위 두 단어에서는 공통적으로 '액션'을 볼 수 있다. 스타트업은 생존이 1차 목표이다. 그래서 탁상공론보다는 뭘 어떻게 실제로 행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액션 플랜은 말 그대로 실행 계획을 뜻하며, 기획(plan)의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하나 또는 복수의 계획을 말한다. "이번 달 8월 매출 130% 신장하겠습니다. 우선 현황을 보면 이런저런 문제가 있으니, A 부분을 개선해서 PV (페이지 뷰)를 어느 정도로 끌어올리고, 결제율 개선을 위해 B, C, D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정도의 문장을 말하거나 듣게 될 수 있다. 액션 아이템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언제까지 누가 할 것인지를 정의하는 것 자체를 말한다. 주로 회의/논의가 끝나고 나면 몇 가지 액션 아이템 (그래서 당장 뭘 해야 하는지)들이 나온다.
[사용 예시]
- 다음 달 액션 플랜은 뭔가요?
- 예상대로 안 될 경우 플랜 B로 어떻게 대응할지 액션 플랜 짜 보면 좋겠습니다.
- 내일 회의에서 각자 액션 플랜 공유해 주세요.
- 이번 회의에서 결론내고 액션 아이템 리스트업 하죠.
5. 팔로업 / 팔로우업
F/up으로도 쓰이는 이 말은 꼭 스타트업이 아니라도 봄직한 말이다. 1) '후속작업', '추후관리', '지속적인 관리'를 의미하고, 2) '계속 확인하다'라는 의미로 문서라면 내용을 추가하는 것을 의미이고 업무라면 해당 사안을 계속 챙기라는 말이다. 책임과도 연계된 말로서, 누가 나에게 A 업무 팔로업을 하라고 했을 때엔 해당 업무가 틀어졌는지, 잘 되고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사용 예시]
- 출근하시면 고객사에서 주신 자료 f/up 부탁드립니다!
- 이 스레드 팔로업 해주세요. 이전에 함께 이야기 나눈 내용입니다.
- 하나 둘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슬랙에서 팔로업을 정확히 못할 것 같아서, 아래 Jira 프로젝트에서 관리했으면 합니다.
꼭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종종 사용되는 다섯 가지 단어들을 살펴보았다. 회사 문화마다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권위적이거나, 조금 더 명확하거나. 모쪼록 스타트업 입사를 앞두고 있거나 갓 입사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길 바란다!
2탄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