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1일 써 두었던 짧은 글.
분명 이틀 전에 봤음에도 뭔가에 이끌려 또 극장에 와있다.
신과 인간.
운명과 투쟁.
고독과 연결성.
영원과 순간.
선택과 불가항력.
삶과 죽음.
시작과 끝.
얻는 것과 잃어버리는 것.
현실과 환상.
초월성과 실재함.
영혼과 육체.
시공간과 무의식.
삶의 지속성과 단절.
믿음과 이성.
아름다움과 공포.
그리고 계속되는 삶.
오랜 시간 나를 한없이 매혹시키는 동시에 끝없이 무기력하게 해왔던 주제들로 가득한 작품.
숨쉬기 어렵게 몰아붙이다,
무의식 깊이까지 가라 앉히더니,
언제나 그랬냐는 듯 결국 주저앉히고,
깊은 질문과 생각으로 던져버리는 이야기,
이미지 그리고 소리의 대향연.
찰나 같던 120여분이 영겁의 무게로 남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이 영화를 함께 보고 속 깊은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별 다를 것 없는 삶이지만 제법 근사했다며 추억할 수 있으련만.
너무 큰 바람이겠지.
이안 감독.
당신은 괴물이거나 천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