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블로그에 대하여

by 김산난


25.08.29 09:00

블로그를 운영한 지도 어느덧 3년 차다. 만 2년 동안 지켜온 나의 블로그 철칙은 광고나 잡 콘텐츠로 블로그의 정체성을 흐리지 말자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프로페셔널 산악 블로거니까.

쉽든 험난하든 산에 대한 정보만 정성스레 나누고 싶었다.




수만 명이 되는 많은 사람이

매일 내 블로그에 방문하는 것은 어려울 테고.

그냥 한 명이 우연히 내 글을 봤을 때,

그리고 마침 그다음 산을 고민할 때,

등산에 대한 보물지도를 발견한 기분이 들어서

내 글을 또, 자꾸만 보고 싶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 하나로 모든 글을 작성해왔다.

(그래서 글을 읽은 뒤 다른 글로 옮겨가는 이들의 흔적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요즘 내가 산에 발길이 잘 닿지 않는다. (ㅋㄷ..)

음, 콘텐츠로 쓸 만큼 다양한 산을 가지 않는 게 더 가깝겠다. 이제는 새벽에 멀리 시즌 산행을 떠나는 것보다는 대충 입고 관악산에 다녀와서 다음 할 일을 하는 편. 하루를 다 투자해서 멀리 갈 시간도, 여유도 없어졌다. (슬프네요.)




상황이 바뀌며, 요즘 내겐 고민이 늘었다.

예전엔 산에 매일 같이 가니까,

산에서 나를 돌볼 여유가 많았는데

요즘은 집 안에서 요청받는 일만 하느라

나와 내 고민을 살필 시간이 없다.



작년까진 내가 나와 가장 친한 친구 사이라고

확언했는데, 요즘은 많이 서먹하다는 기분이 든다.

나를 잘 모른다.

흘러가는 현실과 현재를 쫓느라고

나를 정성스레 돌볼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그냥 글을 쓰기로 했다.

잘 쓰든 못 쓰든 하루에 한 번.

떠오르는 주제로 글을 적다 보면 나와 더 친해지겠지

그리고 고민하는 미래도 조금 더 뚜렷해지겠지



블로그로 글의 운을 뗀 이유는

내 글감을 뿌릴 장소에 대한 고민이었다.


앞으로 산에 대한 글의 빈도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난 아직 산이 제일 좋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산에 오를 테니까

우연히 이 글 보고 이웃 취소하지 말아요.




내일은 속도에 대해 써볼까 보다.

09:48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이랍니다. 차차 옮겨오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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