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청 맞지..
캡틴 아메리카 : 브레이브 뉴 월드를 보고 왔다.
영화가 어땠는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크게 재밌지도 않고 그렇다고 못 봐줄 정도의 영화도 아니다.
한 마디로 그냥저냥이다.
전성기 마블 영화 시절을 생각하면 당연히 아쉽고,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와 비교하면 더욱 더 아쉽다.
영화는 2대 캡틴이 된 (구)팔콘의 고군분투를 보여준다.
선대 캡틴인 스티브 로져스와 달리 혈청을 맞지 않은 샘 윌슨은 그냥 싸움 좀 잘하고
좋은 최첨단 기술을 갖춘 평범한 인간인지라, 무기를 갖춘 일반인과의 싸움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영화에서 계속 얻어맞을 때 마다 중얼거리는 말이 '혈청맞을걸'이다.
다른 히어로 대비 나약한 인간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주는 캐릭터'라는 식으로
나름의 메시지와 캐릭터 브랜딩을 시도하고, 그게 꽤나 와닿기도 하지만 딱 그 정도인 것 같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히어로 자체가 다른 마블 히어로 대비해서
그냥 힘 센 인간 + 방패로 싸움 정도의 특징 밖에 없기 때문에
윈터 솔져에서는 범죄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섞어 알 수 없는 배후를 좇아가며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캡틴의 모습과 초능력이 아닌 육탄전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의 쾌감을
맛깔나게 잘 살렸었다.
이번 영화 역시 얼핏 보면 윈터 솔져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하는 듯 하지만 어딘가 엉성하다.
배후를 밝혀나가는 과정은 밋밋하고, 주먹 싸움은 힘이 빠진다.
그나마 '날 수 있는 캡틴'임을 활용해 공중전에서만 이 영화만의 장점을 볼 수 있다.
능력도 애매하고 그냥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우는 용감한 히어로'일 뿐이다 보니,
영화 내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과 무게를 버거워하며 괴로워하는 캡틴의 모습만큼은
공감이 가고 그의 이야기에 설득력이 생기게 되지만
헐크와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다보면 아이언맨의 헐크 버스터가 그리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 영화, 굳이 극장에서 안봐도 되고
OTT에 올라오면 킬링 타임으로는 봐줄만 한 정도이다.
10점 만점이면 6점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