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성공이 없었어도 괜찮아.

큰 실패도 없었으니까.

셀프 브랜딩 홍수의 시대다. 어디서나 성공한 개인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SNS에는 각자 자기만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자랑한다. 그냥 건전한 자극만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나는 괴롭다. 그 동안 뭘하고 산것일까 후회되기도 한다. '그때 그것을 했어야 하는데'하면서 현타의 시간에 빠져 허우적 거리기 일수이다. 나도 나름 그동안 최선을 다해 살아온 길들을 이력서로 깔끔하게 정리해봐도 남과 비교했을 때 왠지 초라해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왜 나는 남들과 같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까. 스스로 괴로울 때가 많다. 얼마전에는 나와 비슷한 나이의 젊은 분이 대기업의 임원이 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내 주변 사람들 중에서도 과감하게 도전해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물론 앞으로 내가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인생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지만 지금 나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아직까지는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것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왜 나는 저들처럼 도드라져보이는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단지 환경이 바뀌어서 우리가 아주 먼 곳의 정보들도 바로 앞에 있는 것 처럼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을 뿐이지 성공의 확률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스마트폰 때문에 우리의 감각이 과확장되었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것 뿐이다. 이전에도 1000명이 도전해서 10명이 성공했을 것이고,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이전에는 1명의 성공사례만 접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최소 7명 이상의 성공사례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도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큰 성공이 없었지만 큰 실패도 없었다. 인생에서 대박을 터뜨린 적은 없었지만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실패도 없었던 것이다. 인생은 자기만의 신념과 스타일대로 사는 것이다. 큰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감수하고 큰 과실을 따먹든지 완전히 실패하든지 하는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자그만한 과실을 꾸준히 따먹는 것도 괜찮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이야기했던 그 젊은 임원은 수많은 회사를 옮겨다니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왔다. 어쨌든 수많은 이직은 그만큼 개인이 안정성을 버리고 리스크를 택한 것이다. 그와 비슷한 길을 걷다가 모종의 이유로 다시 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다. 단지 그가 성공을 했으니 뉴스에 나오는 것이겠지. 그는 그와 비슷한 길을 걷는 사람들 중 운이 좋았던 것 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지금의 나는 큰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는 내가 나의 성향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선택한 것들의 총합이라고. 큰 성공은 없었지만 감당하지 못할 큰 실패도 없었으니 괜찮은 거라고. 내가 생각했던 삶보다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것도 충분히 괜찮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리스크를 안고 도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은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