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착한 베를린의 9월은 ‘Light Festival’ 기간이었다.
그 축제를 보면서 인간의 기술이 얼마나 진화했는지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인간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과 그것을 실현해내는 능력과 가능성으로 베를린 전체를 물들였다.
온갖 화려한 조명들이 도시 전체를 뒤덮었고, 강렬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압도적인 음악이 도시 곳곳에서 뿜어져 나왔지만 그 자리에 소음은 없었다.
모두들 쇼가 진행되면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있거나 앉아서 건물을 도화지 삼아 그려지는 장대한 스케일의 작품들을 그저 한 참을 바라보기만 했다.
시끄러운 광고 배너도, 축제마다 등장하는 푸드트럭도 없었다.
온통 각자의 생각에 잠긴 사람들이 있었고 도시는 화려했다.
베를린에서 관람한 전시나 공연에서 한결같이 느낀 것이었으나 이 곳의 공연은, 공연뿐 아니라 그것을 보여주는 배경이나 환경, 그러니까 연출되는 장소나 공간, 조명 같은 것들을 굉장히 중요한 한 요소. 아니 그것을 넘어 그 아트의 본질 자체에 이식시킨 것 같았다.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모든 것,
공간, 시각, 청각, 후각,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
'당신이 느끼는 이 모든 것이 내가 표현하고 싶은 언어이고 메시지입니다.'라고 하는 것 같았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모든 감각을 동원하기 위해 나는 더 예민해지기보다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축제를 가면,
특히 해외의 축제를 가면 세상이 얼마나 넓고, 인간이 얼마나 다양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지 실감할 수 있다.
나를 가두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얼마든지 해방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