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플리마켓

by 김세은

나는 아날로그 형 인간에 가깝다.

받아들이는데 느리고 오래 걸린다.

옛날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고, 막상 버리려고 보면 멀쩡한 걸 왜 버리나 싶어 일단 보관하곤 했다.


유럽에 가면 꼭 가고 싶었던 곳이 플리마켓이었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보다도 더 오래된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 사람 구경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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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절대 할 수 없는 시절이 되어버렸지만.

2018년도 가을에는 가능했다.

반의 반나절을 걸어서 도착한 플리마켓에서 또 반의 반나절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래된 물건에서 느껴지는 그 기운이 좋았다.

시간을 간직한 물건들이 낡았지만 내 눈엔 다 특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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