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어따...
마음의 준비까지 합치면
작년부터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여섯 살이 된 첫째와
0세 반에 들어간 지 2주 된 둘째 사이에서
나는 매일 적응 중이다.
어떻게 하면 지혜와 효율을
둘 다 극강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극강이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몸도 마음도 편해지는 결과가 나온다.
둘 다 하나라도 놓치면
반드시 다시 세팅을 하게 되어 있다.
3월 초, 적응 기간에
스케줄 만들기가 쉽다는 건
다년간의 육아인으로서 알아낸 결과다.
4살 터울이 있는 아이들은
두 명의 외동을 키우는 셈이라더니
난 결국 다시 라이딩을 해야 한다.
이제 돌 된 아이에게 셔틀이란
아무리 발도 아닌 발가락으로 키우는
무던한 나란 엄마지만 용납 불가다.
머릿속은 바쁘다.
생각은 다행히 공짜다.
어딜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무한 반복도 가능하다.
태권도, 미술, 피아노
동네 학원들을 쭉 서칭 한다.
태권도만 세 군데를 비교했고
미술은 다섯 군데
피아노는 한 곳만 알아보고
어지러워져서 그냥 넷플릭스 브리저튼을 틀었다.
브리저튼은 재밌긴 했다.
나도 사실 남편이 있긴 있다.
너무 바빠서 그렇지!
너무 기획 육아는 안 해서 그렇지!
그런 남편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SSG 던지는 한 마디
"나 이제 본격적으로 바빠질 것 같아."
내가 첫째 맘이었다면
애는 나 혼자 키우지! 라며
바로 공격 발사모드였겠지만
이젠 그럴 에너지조차 없다.
내게 다가오는 수많은 퀘스트를 실행하는 수밖에.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첫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취학 전까지 다닐 수 있는
은혜가 내게... 내려졌다.
오 할렐루야.
건물은 다르지만
첫째와 둘째가
같은 기관에 다니면서
그래도 익숙해질 기회가 있었다.
작년에도
셔틀이 가능하지만 날이 좋은 날엔 일부러
자차로 등하원을 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둘째.
이제 돌이 지난 아기인 둘째가
조금이라도
잘 적응할 수 있길 바라며
어린이집을 몇 번이고 같이 내렸고
선생님들과 끊임없이 인사했다.
그렇게. 이윽고. 마침내.
3월이 되었다.
3월 초에는 어린이집 라이딩만
하루에 총 6번을 했다.
8시 반 첫째 등원-집
10시 반 둘째 등원+집
3시 반 첫째 하원+집
마지막 금요일에는
10시에 둘 다 등원을 하는 걸로
나 혼자 합의 봤다.
아무도 동의해 주신 적은 없지만.
일단 다 지쳐가는 얼굴로 등원하면
아이구 어머니...
하며 반겨주신다.
아이 키우려면 한 동네가 필요하다는데
지금은 한 동네를 빼고
한 어린이집을 넣어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
어린이집... 아이시떼루.
다음 주에 드디어 둘째 낮잠 도전과
첫째 태권도 첫 수업이 맞물린다.
이렇게 되면 나는 하원은 둘째만 일찍 하면 되고
첫째는 태권도 셔틀로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내가 오늘 기도하기로는
첫째는 태권도를 너무 좋아해서
매일 셔틀 타고 가고 싶다고 해야 하고
둘째는 쓰레드 어디에서 본
'유니콘 아이'처럼 울지 않고
잘 놀았다가 되어야 한다.
내 오랜 시뮬레이션 속에는
그게 가장 베스트이긴 한데…
육아는 항상
한 치 앞을 알 수 없고.
투비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