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커리어 전환을 고민한다는 건 실패의 신호일까
커리어 전환을 고민한다고 말하면
대부분 이런 반응이 돌아왔다.
“그래도 지금 회사 괜찮잖아.”
“이 정도면 안정적인 편 아니야?”
나도 알고 있었다.
당장 불만을 터뜨릴 만큼의 문제는 없다는 걸.
그래서 더 말하기 어려웠다.
불안하다고 말하면
괜히 욕심 많은 사람처럼 보일까 봐,
이미 가진 걸 모르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다른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나는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사람일까.
누군가에게 정말 도움이 됐다고 느껴지는 일을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
성과보다도
“그거 덕분에 편해졌어요”라는 말을 직접 듣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인정하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건 도망이 아니라,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는 걸 받아들이기까지.
아직 나는 전환하지 않았다.
어디로 갈지도 완전히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이 고민은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다음 단계를 고민할 수 있는 지점에 와 있다는 증거라는 것.
나는 일을 못해서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게 된 게 아니다.
오히려 일을 계속 잘해왔기 때문에 이 질문을 하게 됐다.
전환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는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장면들과 감정들 속에서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