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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가족 Sep 27. 2021

정동진은 혼자 가야 제맛이지

그동안 일하고 애들 보느라 수고한 나 자신에게 1박 2일의 꽤나 긴(?) 휴가를 줬다. 혼자 하는 여행에서 1박 2일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결혼 전에는 혼자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 결혼 이후에 이렇게 혼자 여행하는 건 처음이다. 항상 아내와 같이 여행을 떠났고, 첫째가 태어난 이후로는 우리 여행은 항상 아이들을 고려한, 아니 아이들 위주의 여행이 될 수밖에 없었다. 숙소부터 여행지, 코스, 해야 할 일, 식사 모든 일정의 우선순위는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하는 건 꽤나 행복해 보일 수 있지만, 상당히 고된 노동을 동반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체력을 충분히 구비하지 못했다면 여행이라기보다는 군인들이 받는 유격훈련 내지는 혹한기 훈련에 가까울 수 있다. 대부분 우리는 영화나 그림 소설 속에서 현실과는 다른 환상적인 모습을 실제 여행지에서 그려내고 싶은데.. 그러한 잘못된 희망과 환상이 때로는 여행지에서 아이들에게 짜증과 화를 내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뭐 사실 그런 희망이 없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건 분명히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여행의 개념을 한번 수정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뭐 사실 교육이나 이런 게 필요한 게 아니고 그냥 한번 가보면 그때부터 여행의 계획을 조금씩 수정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의 여행은 혼자였을 때의 여행에 비해서 많이 수정되어 있었다. 다시금 혼자 여행을 하면서 여행에 대한 개념을 다시금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1박 2일이 짧게만 느껴졌는데 아이들 없이, 아내 없이 그리고 어떠한 방해 없이 홀로 떠나니 시간이 넘치다 못해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이제 막 홀로 여행을 시작한 나로서는 글로 뭘 풀어내기엔 아직 좀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한 듯하다. 일단 시작이 반이라고, 이렇게 시작된 홀로 여행을 앞으로 즐기고 경험해가면서 한 편의 글로도 남기고 싶은 소원까지 생겼다.


어쨌거나, 정동진은 홀로 여행해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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