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씨네가족 Aug 13. 2021

까르페 디엠의 오류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현재를 즐길 수 있는 비결.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현재를 즐길 수 있는 비결.


"현재를 즐겨라"로 잘 알려진 까르페 디엠은 그 뒷문장도 같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호라티우스


그런데 사실 현재를 즐기기 위해서는 미래를 배제할 수 없다. 호라티우스가 미래를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고 최소한으로 미래의 영역을 축소시켰지만 그 축소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그 누구에게도 확정된 미래란 존재하지 않지만, 최소한 예측 가능하고 조금이라도 더 확정된 형태의 미래를 모든 이들은 원한다. 그러한 확정 가능한 미래를 볼 수 있을 때 사람은 비로소 현재를 즐길 수 있다.


그러므로 미래를 배제한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위인은 사실상 많지 않다. 세상 모든 가치들에 대해서 초월한 부류의 사람들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한 미래 앞에서 현재를 즐길 수 있는 담대함을 가질 순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괴롭지만 미래의 불안함을 조금이라도 제거하고 싶어서 열심히 월급을 받으면서 회사에 속해서 괴로운 일들을 대부분 극복해내거나 참아낸다.


사실 미래는 어느 정도 확고한 형태로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게 재정적인 안정상태라든지, 체력적인 건강이라든지, 정신적인 건강, 영혼의 건강 등 분류는 다양할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자신의 위치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일정 부분의 예측은 가능하다. 사실 그렇게 예측 가능한 수준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조금은 안정감을 가지고 현재를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를 희생해서 미래의 가치를 보장받으라는 건 아니다. 미래의 밝은 모습이 현재에 꽤 그 모습을 드러낼 수가 있는데 그러한 모습이 많아지도록 현재를 계속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결국 그러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은 어느 정도 보장된 미래의 모습을 지금 시점에서 조금은 볼 수 있는데, 그렇게 조금 보이는 미래의 밝은 모습이 현재를 즐길 수 있게 해 주고 그러한 상태를 계속 발전시키고 유지할 때에야 현재와 미래 모두 상당히 즐기면서 살아가는 인생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상당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예기치 못한 사고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다양한 환경들로 인하여 미래가 완전히 뒤바뀌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그러한 경우 때문에 미래를 포기하고 현재를 즐기는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호라티우스의 유명한 말을 나는 이렇게 한번 바꿔서 적용해본다.


"다가올 미래를 현재의 상황 속에 밀어 넣어서 즐겨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