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는 사람보다 AI가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화는 사람보다 AI가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푸쉬 알림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유저는 거의 없을 것이다. 혹은 가끔 도움이 되더라도 대부분은 스팸 혹은 노이즈로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푸쉬 알림이 유저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업도 할말은 있다. 모바일 앱의 경우 적게는 몇천 명에서 많게는 몇백만 명의 고객이 매일 접속한다. 각 유저가 이번 푸쉬 알림에 관심이 있을지 알 길이 없다. 기업도 고객별로 맞춤형 메세지를 누구보다 보내고 싶겠지만, 쉽지 않은 문제인 것이다.
그렇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푸쉬 알림을 안보낼 수가 없다. 특히 이커머스의 경우 고객에게 알리고 싶은 상품은 너무 많은데(수천~수백만), 유저가 앱에 체류하는 시간이나 보는 화면의 수는 한정적이다. 따라서 푸쉬 알림은 기업이 고객에게 자사의 상품들을 추가로 노출할 기회를 얻기 위한 수단이다 (실제로 여기서 발생하는 거래액/매출이 적지 않다). 사족이지만 이러한 이유로 기업은 'CRM 마케터'라는 직군을 선발하고, 'CRM 마케팅 솔루션(Braze와 같은)'에 연간 1억은 족히 넘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
그래서 푸쉬 알림은 모바일 사업자(앱 서비스)에게는 전단지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 아직 가게에 들어오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기 한번 보고 가세요'라며 전단지를 뿌리는 것 처럼 푸쉬 알림은 앱에 방문하지 않고 있는 고객들에게 보내는 모바일 전단지다. 안타깝지만 전단지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길거리에서 나누어주는 전단지를 대부분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바로 폐기하듯이, 푸쉬 알림 역시 90~95%는 열어보지도 않으며 열었다 하더라도 무언가 구매할 확률은 10% 이내이기 때문이다.
전단지라고는 했지만 앞서 밝혔듯 모바일 기업 입장에서는 꽤나 유효한 거래액 증대 수단이기 때문에, 다양한 한 솔루션들이 존재한다:
(1) SMB 타겟 솔루션(like Hubspot): 전단지(푸쉬 알림)를 어떻게 하면 뿌릴(발송할) 수 있을지 모르는 고객들이 쉽게 뿌릴 수 있는 도구를 제공. 개발자 도움 없이 마케터가 손쉽게 푸쉬 알림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가치제안이다.
(2) Enterprise 타겟 솔루션(like Braze): 전단지를 보다 정교하게 뿌릴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제공. 비교적 역할이 세분화된 기업들에서, CRM 마케터들이 푸쉬 알림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Rule-base 솔루션을 제공한다.
(3) 새로운 형태의 전단지를 제안(like Sendbird): 기존의 전단지들(푸쉬 알림, 카카오, 문자 등)은 이미 스팸이 되어버렸으니, 새로운 방식의 전단지 게시판을 구축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 직접 구축하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앱 내 '알림 센터(링크드인 같은 앱에 붙어있는 알림 탭)'를 여타 앱 서비스들이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Software Kit을 제공한다.
하지만 누구도 푸쉬 알림을 전단지 이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일단 1번(SMB 타겟 솔루션)과 3번(새로운 형태의 전단지를 제안)은 애초에 방향성이 다르다. 전단지를 어떻게 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기획(누구에게, 무엇을, 언제, 어떻게 보낼지)하도록 돕는 솔루션은 아니기 때문이다. 2번(Enterprise 타겟 솔루션)의 경우 추구하는 방향성은 일치했으나 한계가 있다. 2번은 회사마다 1-2명의 마케터로 하여금 수만~수백만명의 유저에게 맞춤형 메세지를 기획하는 것을 보조해주는 도구인데, 물리적으로 소수의 마케터가 매 캠페인마다 관심 있을 타겟 유저 및 구매할 확률이 높은 상품을 선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기존의 담당 인력들에게 보조 도구를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기술을 통해 아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I는 실제로 유저 한명한명의 행동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특정 상품 혹은 브랜드를 좋아할 만한 유저, 이탈 확률이 높아진 유저를 선별하거나 유저 개개인별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개인화 AI를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고객들은 본인과 유관한 혹은 관심 있는 푸쉬 알림만 받아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개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한 영역들은 AI에게 맡기고, 마케터들은 전반적인 혜택 설계 및 캠페인 컨셉 등 보다 중요하고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면서 고객 친화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리소스을 절약하면서도, 기존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의미 있는 문제를 풀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고 있다. 실제로 나도 이전까지는 푸쉬 알림을 스팸이자 노이즈, 혹은 모바일 전단지 정도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이것을 전단지가 아닌 개인 맞춤형 카탈로그로 바꿀 수 있다면 꽤나 멋진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갑자기 핸드폰 화면에 뜬 푸쉬 알림을 보고 스쳐 지나가는 유저의 짜증 섞인 표정과, 누구에게 무슨 캠페인을 보낼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마케터의 고민을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팀 동료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글로나마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