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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주는 행복

술은 거들뿐

by 프로성장러 김양


지난주부터 기다려온 신나는 신년회. 우리 동네에서 마음 잘 맞는 엄마들과 토요일 저녁 육퇴 후 신년회를 계획했다.


신년회의 주종은 탄산막걸리. 미리 세 병을 사두었다. 6병을 살까 하다가 3병 구매!



안주는 내가 준비한 나의 최애 무침회와 납작 만두.

친구들이 가져온 순대와 튀김, 과일.

장소는 우리 집 썬룸.



술, 안주, 사람 모두 완벽한 조합이었고 그중에서도 함께한 사람들이 최고였다.

술과 안주는 그저 거들뿐. 오고 간 대화와 따뜻한 마음까지, 온기로 가득 채워진 신년회였다.


6년 전 이 동네로 이사오면서 처음 알게된 우리들,

처음엔 집 문제를 주로 이야기 하다가 시간이 흐르며 가족, 육아, 개인적인 것들까지 공유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아이들이 성장하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공유하는 것도 즐거운 일 중 하나다. 고민과 걱정, 즐거운 일들 모두를 공유할 수 있는 마음 맞는 술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사실 어제는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찾아온 하루였다. 행복 키워드를 뽑아내는 중에 이런 날이 올 것을 예상하긴 했지만 너무 갑작스러워 당황했다.

새벽 기상 후 아침 루틴까지 잘 마치고 기쁜 마음이었는데 점심식사 전 남편과 약간의 삐끗거림이 생겨 기분이 급 다운된 것. 저녁 먹기 전 남편과 아이와 함께 루미큐브를 하며 겨우 안정을 찾고 저녁을 먹으며 남편과 대화도 시도할 수 있었다. 평상시에 내가 불만을 얘기하면 별 말을 안 해서 답답한 성격의 남편이 이번엔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조곤조곤 얘기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잘 얘기해준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이렇게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가 되는 건가.

감정의 노예가 될뻔했던 기나긴 토요일 하루가 무던히 흘러갔다. 저녁 신년회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육퇴를 기다릴 수 있을만큼.


그래, 이런 날도 있는 거지.

힘들었어도 결국에는 마음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토요일.


별 일없이 흘러가는 일상과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시간이 당연한 일이 되지 않도록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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