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루팡이 되고 싶어
하루 24시간 중,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에게 해가 떠있는 동안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9 to 6' 또는 '10 to 7'을 살아가는 우리 회사원들에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간은 점심시간 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하는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이라기보단 회사를 위해 움직이는 시간이지만,
점심시간(또는 휴게시간) 1시간은 온전히 출근한 후 처음으로 갖는 나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쁜 시간 속에서 하루 3끼를 모두 챙겨 먹는 것이 어렵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점심과 저녁만을 챙겨 먹게 되고, 때문에 점심(식사)이 매우 중요한 하루 일과 중 한 가지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의미로 점심시간에 대한 고민, 식사를 포함한 점심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진중하기 그지없는 시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점심시간이라는 중요한 시간을 통해 그 사람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사람의 점심시간 패턴을 연구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점심시간에 되도록 맛있는 밥집을 찾아 움직인다. 사실 점심시간에 무엇인가를 먹는다는 것은 꽤나 많은 것들에 시간을 빼앗기는 행동이다. 먹으러 이동하는 시간, 주문을 하고 메뉴가 나오기까지의 시간, 돌아가는 시간이 실제 먹는 행위에 걸리는 시간보다 대부분 짧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점심을 위해 10분, 15분이 넘는 거리를 이동하고, 간혹 줄까지 서서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친하게 지내는 몇몇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무엇을 먹는지에 중점을 두기보단, 식사 후에 카페 같은 곳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다. 먹는 것을 정하는 것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고, 근처에서 대충 아무것이나 끼니를 해결한 뒤 빠르게 카페 같은 휴식공간을 찾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어오는 부류이다.
이와는 반대로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하지 않고 혼자서 도시락이나 분식과 같은 것으로 빠르게 식사를 해결하고 개인만의 정비시간이나 자기 계발,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굳이 위에서 이야기한 사람들이 인생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언급하지 않아도 누구나 그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나의 점심시간의 테마는 온전한 휴식이었다.
간단한 대체식품, 아몬드 또는 에너지바 등을 섭취한 뒤 카페에 가서 짧은 시간 갖는 커피냅이 고정된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 커피냅 : Coffee + Nap, 커피를 마신 뒤 바로 15~20분 정도의 낮잠을 자는 것으로, 카페인이 흡수되어 효과를 발휘하는데 걸리는 약 15~20분 동안 먼저 수면을 통해 피로물질인 '아데노신'을 분해하고, 자고 일어난 뒤 카페인이 2차적으로 '아데노신'을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각성효과를 극대화하는 낮잠의 형식이다.
이를 통해 몇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첫 번째는 고정된 루틴을 정착함으로써 점심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효율적으로 피로를 해소하면서 업무시간 동안 효율도 올리고 약간의 삶의 질도 올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간헐적 단식과 키토제닉 효과인데, 피로도에 따라 일부 당분을 섭취하긴 하였지만, 선택적으로 커피에 당이 들어가지 않은 아메리카노 위주로 마시게 되면 점심에 섭취되는 탄수화물과 당류를 최소화하고 저녁시간대에 정상적인 식사를 통해 최소 8시간 이상의 공복효과를 줄 수 있었고, 최대 16시간가량의 공복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에게 점심시간은 휴식이자 자기 관리의 시간이었다. 마찬가지로 나의 인생에서도 휴식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자기 관리 또한 언제나 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주제이다. 반면에 다른 사람과의 소통, 네트워크, 관계는 나의 인생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정확하게는 소통의 방식에 있어서 서로 간에 중요한 부분을 건드는 행위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의 점심시간을 존중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보전하면서 점심시간이 지난 후 소통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러한 소통은 언제든 즐긴다.
만약 누군가에게 다가가고자 한다면, 누군가가 궁금하다면, 그 누군가가 어느 정도의 인생을 산, 30대 언저리의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다가가기 전에 그 사람의 점심시간을 관찰해 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그 사람의 점심시간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그 시간들을 존중해 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