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간 책 돌려드립니다' 세 번째 시간. 올해 11월에 함상에게 빌려온 책으로, 방금 다 읽었다. 그날 우리는 푸라닭을 먹으며 근황과 집안에 무성한 나무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후에는 방바닥에 앉아 함상이 고이 모아놓은 책들을 살폈다.
함상은 그림을 그린다. 함상은 디자인을 한다. 함상은 섬세하고 정 많은 사람이다. 가끔 냉소적이다. 그런 함상과 만나면서 '사는 경험'을 넓혔다. 물건을 많이 산다는 게 아니라, 물건마다 지닌 이야기와 쓰임새를 생각해보게 됐다. 이 책을 꺼내 든 함상은 '패키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돈가스 책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스티로폼 그릇과 비닐을 사용했단다. 내가 재밌다고 말하자 선뜻 책을 빌려줬다.
패키지만큼 책의 내용도 재밌어서 다행이고 고맙다.
특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먹는 게, 까다로운 자신과 엉망인 자신을 동시에 발견하는 일이라고 한 관점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