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수 Nov 21. 2024

제주도에서 30

한라산

       


여인이 옷입기를 좋아하듯이

한라산 할망도 구름을 좋아한다.


한라산에 구름이 자주 모여드는 것은

산이 높아서일 것이다.       


구름이 없으면 한라산 높은지 모른다.

그저 늘 저렇게 펑퍼짐한 줄로 안다.      


구름이 산자락까지 덮으면 한라산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靈室(영실)을 덮고 있어도 한라산 높은지 모른다.

그 위로 백록담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구름이 할망 얼굴에 살짝 걸쳐 있어야

한라산은 비로소 높을 수 있다.      


백록담 구름은 미인의 치마 같아서

살짝 거기를 덮고 있어야 저렇게 신비롭다.      

작가의 이전글 한시를 우리시로 읽으세요 8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