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명사]
1. 평온하고 화목함.
; 가정의 평화를 깨뜨리다
2.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이 없이 평온함. 또는 그런 상태.
; 인류의 평화를 갈망하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오전에는 평화로웠습니다
조카들은 「톰과 제리」를 보았습니다
남동생 내외는 조용히 웃었습니다
여동생은 연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어머니는 아주 조금만 늙으셨습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오후 또한 평화롭습니다
둘째 조카가 큰 아빠는 언제 결혼할거야
묻는 걸 보니 이제 이혼을 아나봅니다
첫째 조카가 아버지 영정 앞에
말없이 서 있는 걸 보니 이제 죽음을 아나봅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저녁 내내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부재중 전화가 두 건입니다
아름다운 그대를 떠올려봅니다
사랑하는 그대를 떠올려봅니다
문득 창밖의 풍경이 궁금합니다
허공이라면 뛰어내리고 싶고
구름이라면 뛰어오르고 싶습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이토록 평화로운 날은
도무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심보선, <휴일의 평화>
시인의 걱정과 달리 다음 휴일도 분명 평화로울 것이다. 휴일이 오지 않는다면 '이토록 평화로운 날' 또한 다신 오지 않겠지만.
시란 결핍과 결여를 평화롭게도 그려낼 수 있는 장르다.
어느 시인은 초봄에는 "천천히 불행해질 것"이라고 썼다. 누군가는 "소멸하는 약력"이 부럽다며 시를 끄적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