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4/12

by Benjamin Coffee

10분씩 글을 써보려 한다.


10분은 뭔가 의미 있는 일을 벌일 만한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아닌 시간은 또 아니다.


지금 이 시점에 생각나는 건 문학이다.


나는 문학에 대해서라면 아무것도 모르지만,


아는 척이라면 누구 못지 않게 잘 할수 있다.


그것 또한 문학에 대해 매우 잘 아는 사람 앞에서는 소용이 없는데,


말하자면 나는 그나마 문학에 대해 '젠 척'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자신 있는 것이다.


한때 나는 비평에 대해서 너무 긴 글을 썼던 적도 있다. 그걸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시점이 있었다.


얼마 전 만난 아무개는 나에게 계속해서 그 시절을 상기했다. 필동에서 수육 반 제육 반을 시켜놓고서도, 막회를 시켜놓고서도 나는 그렇게 낮지 않은 톤으로 그 알량한 회상을 거부했다.


벌써 5분이 지났다. 절반이 지났다는 말이다.


오늘 당직을 섰는데, 그 동안 할애한 노동보다 지금 5분간 머리를 굴린 게 더 큰 것 같다.


오늘은 비가 왔다. 점심무렵 집을 나서는데 지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우산을 쓰고 있었다. 집에 드러누워있다 나오니 비가 올 줄은 차마 몰랐다. 잠시 고민 끝에 다시 집에 올라가는 편을 택했다.


검은 우산과 투명 우산 중에 투명 우산을 택했다. 검은 우산에는 송송 구멍이 뚫려 있던 기억이 있다.


2분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지만 그렇다고 더 할말은 또 없다.


이 글에 대해서는 절대 수정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날 것 그대로 남길 예정이다.


수정을 거치지 않은 문장들은 결코 완성된 문장이 될 수 없지만,


굳이 완성된 문장만이 남을 필요도 없겠다.


지금 이 삶이 거대한 농담 같다는 생각을 이따금씩 한다.


그것 또한 삶에 대한 기만일 수도 있겠다.


시간이 다 됐다.




22시 52분 ~ 23시 2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