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글을 쓰냐는 질문을 받으면 잠시 고민한다.
그렇다, 고 하면 꼭 어떤 글을 쓰냐, 는 질문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신변잡기식 짧은 일기를 쓴다, 고 말한다. 한때는 영화에 대해 썼다고도 덧붙인다.
예전에 올린 한 글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글이냐'는 댓글이 달린 적이 있었다.
나는 사실 브런치에 아무 것도 아닌 글을 올리고 있다.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들을 만한 사람은 많지 않으니 그냥 일기를 쓴다거나, 짧은 감상을 남긴다는 식으로만 어물쩡 넘어가는 것이다.
얼마 전 모 후배에게 나의 장점은 아무 의미 없는 글, 이라고 으스댔던 적이 있다.
그 후배는 나의 그 표현을 겸손으로 받아들였다.
이럴 때면 깨나 난감해진다.
나의 진심이 겸손이 될 때 말이다.
아무 것도 아닌 글을 쓰거나, 아무 것도 아닌 행위를 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대단하다는 것은 아니다. 의미 있는 글을 쓰고, 의미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이 물론 더 사회적으로 큰 일이겠지만, 기어코 무의미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도 결코 가벼운 일은 아니다.
나는 늘 브런치 구독자 수를 말하며 민망함과 동시에 자부심을 느낀다.
누군가는 어떻게 그런 글들로 구독자가 그렇게 많을 수 있냐, 고 묻기도 한다.
나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통계를 보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구독자의 100분의 1 정도뿐이다.
나는 그냥 브런치에서 구독을 누르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쓸 말이 떨어져가는데 아직 1분이 남았다.
누군가는 이 10분짜리 글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최소한 반가워할 수는 있지 않을까.
맨정신에 쓰는 글은 역시 술김에 쓰는 글보다 흥이 안 나.
22시 13분 ~ 22시 23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