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달렸던가?
아, 달렸다.
12시간 가까이 지났네. 어제 일처럼 까마득하다.
주중에는 아무래도 돌아올 것을 염두에 두고 달릴 수밖에 없다.
오늘은 5개 코스였는데, 3번째까지 마치고는 돌아섰다.
사진은 반환점에서 찍었다. 늘 같은 사진을 찍을 순 없지 않나.
같은 공간이 늘 같은 공간은 아니라는 것은 알면서도 그건 누가 그 공간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는 것도 너무 잘 알기 때문.
(하찮은) 나의 기록은 동어반복에 그칠 테다.
여러모로 삶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누군가는 한 달 전 예약해놓은 메일을
미처 취소한다는 걸 까먹고선
보내버렸다, 보내졌다.
당연히 첨부파일을 추가하지 않은 편지에는 "이 글은 전해질 수 없겠다만"이라는 말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말도 담기지 않았다.
오늘은 달리면서 이따금씩
돼먹지 못하고 저급한 (인간)들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