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당장에 쩝쩝거리며 왕자를 씹어먹었습니다. 잘게 으깨지는 동안 왕자는 너무도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그 시간을 꾹 참고 견뎌 완전히 갈기갈기 찢기고 나자 그 자리에 쓰러져 죽어버렸습니다.
어린 미시마 유키오는 이 구절을 백 번도 넘게 읽었다. 정확히 말하면 '살해되는 젊은 남자'에 대한 유년기적 도착에 빠진 미시마를 사로잡은 것은 한 편의 헝가리 동화, 그중에서도 '용에게 씹어먹히는 죽음'의 대목이었다. 그러나 그 구절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용은 당장에 쩝쩝거리며 왕자를 씹어먹었습니다. 잘게 으깨지는 동안 왕자는 너무도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그 시간을 꾹 참고 견뎌 완전히 갈기갈기 찢기고 나자 갑자기 다시 원래의 몸으로 되어 풀쩍 용의 입 속에서 뛰쳐나왔습니다. 몸에는 가벼운 상처 하나 없었습니다. 용은 그 자리에 쓰러져 죽어버렸습니다.
'몸에는 가벼운 상처 하나 없었습니다'는 구절에서 어린 미시마는 '지은이에게 배신당한 기분'을 느낀다. 그럼에도 미시마는 이 구절을 백 번 넘게 되뇌인다. 눈에 거슬리는 구절은 다만 한 손으로 가리면 그만이었다.
용은 당장에 쩝쩝거리며 왕자를 씹어먹었습니다. 잘게 으깨지는 동안 왕자는 너무도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그 시간을 꾹 참고 견뎌 완전히 갈기갈기 찢기고 나자 (갑자기 다시 원래의 몸으로 되어 풀쩍 용의 입 속에서 뛰쳐나왔습니다. 몸에는 가벼운 상처 하나 없었습니다. 용은)그 자리에 쓰러져 죽어버렸습니다.
1970년 11월 25일 미시마 유키오는 자위대의 궐기를 촉구하는 연설을 한 뒤 자신의 배를 가른다. 마지막 원고를 넘긴 직후, 45살에 그는 생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