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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Aug 06. 2023

재택근무의 소멸?

London


최근 한국에 들어와서 약 2달간 여름휴가와 함께 Working From Home (WFH)을 진행 중이다. 그러던 중,  회사 내부 규정이 Virtual location의 직원들을 전부 Relocation to team location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즉, 기존의 사무실 지정 없이 채용된 직원들,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채용된 대다수의 직원들이 새로운 규정에 맞추어 팀의 주된 base의 사무실 중에 하나로 배정되어야 하고, 그에 따라 사무실 출근도 현행의 WFH 정책에 맞추어 시행된다는 내용이다. 얼핏 보면 단순히 WFH 정책의 시행이 확대되는 모양새로 이해할 수 있지만, 개인에 따라 그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천안에 거주하면서 재택근무를 하던 직원이 회사의 새로운 방침에 따라 서울 사무실 근교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이사에 따른 자녀들의 학교 이전, 배우자가 직장을 다니고 있을 경우 직장 이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자기 소유의 집에서 거주했을 경우, 해당 주거지와 새로운 주거지에 대한 결정 등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요소들에 대한 많은  결정들이 필요한 만큼 간단한 의사결정 과정이 아닐 것이다. 특히나, 미국과 같이 면적이 넓은 나라의 경우 주를 옮겨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 만큼 그 파급력은 더욱 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강남 역삼동에 있는 서울 사무실로 출근을 해보았다. 평소 출퇴근 시간을 아까워하는 성격에 직주 근접을 선호하는 편이라, 현재 유럽에서 출퇴근은 걸어서 보통 3-5분 내외로 큰 부담이 없었다. 그에 비하여, 한국에서는 통근 시간만 대중교통으로 왕복 2시간여 걸리고, 특히나 찌는듯한 여름 날씨에 갈아타야만 하는 대중교통과 출퇴근 시간의 많은 인파로 인해 집에 오면 몸이 녹초가 되었다. 또한, 정해진 출근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대에도 대중교통의 이용객은 늘 많았고, 차분히 앉아서 생산적인 일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무실 통근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 피로도가 훨씬 컸다. 개인 자가용의 이용은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릴뿐더러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고려할 만한 유리한 선택지가 아니었다.

새로운 회사의 방침에 대해 passive layoff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은 듯하다. 팀원들과 부서 간의 의사소통과 업무 효율성 증대라는 새로운 방침의 장점과 직원 개개인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균형 있게 조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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