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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과학에서의 두 가지 접근법

강화와 넛지

by Raphael

오늘날 행동 과학은 사람들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탐구하며, 그 중심에는 "넛지(nudging)""강화(boosting)"라는 두 가지 주요 접근법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각각의 개념, 차이점,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의 응용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넛지는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와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이 2008년 출간한 책 넛지를 통해 대중화된 개념입니다. 넛지는 사람들이 선택을 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에서 개인의 선택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선택의 맥락을 바꾸어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자율성을 보장하여 강압적이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모든 선택지를 열어 둡니다. 즉, 넛지는 사람들이 이미 가진 직관적이고 빠른 사고방식(‘시스템 1’)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이는 행동경제학과 심리학의 연구에 기반하여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흔히 겪는 비합리성이나 편향을 이용하거나 수정함으로써 원하는 행동을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구내식당에서 건강식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는 것은 사람들이 더 건강한 식단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전형적인 넛지입니다. 다른 넛지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연금 자동 가입 시의 기본값 설정,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선택하도록 발바닥 그림 스티커를 설치하는 시각적 신호를 이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넛지는 사람들이 비합리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그 한계로는 선택 설계자가 개인의 가치나 목표를 잘못 이해할 경우,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강화는 사람들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술적, 인지적, 그리고 메타인지적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일종의 개인 역량 강화로, 장기적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즉,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행동이 아닌 개인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행동을 즉각적으로 바꾸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능력 개발을 목표로 합니다. 이처럼, 강화는 사람들의 ‘시스템 2’ 사고방식, 즉 느리고 논리적이며 숙고된 사고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고, 능동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영양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선택하는 방법과 그 중요성을 학습하도록 돕는 것이 강화의 한 예입니다. 또한, 금융 문해력 교육, 의사결정 훈련, 리스크 평가 능력 향상 프로그램 등도 강화를 적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화는 사람들이 복잡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초기 실행 비용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넛지와 강화의 차이에 대해 현실 세계의 응용 사례를 살펴보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건강 관리의 측면에서, 넛지의 개념은 병원에서 손 세정제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하거나 건강 검진 알림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강화의 경우, 환자들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의 방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금융 의사결정의 분야에서도, 넛지는 연금 자동 가입제 도입과 디폴트 옵션으로 높은 저축률 설정 등을 검토할 수 있고, 강화의 접근법으로는 금융 문해력 워크숍 제공과 복리 계산법 등의 금융 지식 교육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 보호의 관점에서는 넛지는 분리수거 통을 색상과 모양으로 구별하거나 재미있는 디자인을 추가해 쓰레기 분리배출을 유도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고, 강화의 측면에서는 환경 교육을 통해 재활용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사람들이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넛지와 강화는 상호 배타적인 접근 방식이 아니라 서로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거나 결합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의 더 나은 변화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행동 변화가 즉각적으로 필요한 경우(예: 건강 검진 참여율 제고)에는 넛지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목표로 한다면(예: 재정 관리 능력 개발) 강화가 적합합니다. 행동 과학은 여전히 진화 중인 분야이며, 넛지와 강화 모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강력한 도구입니다.


Source: Nudging and Boosting: Steering or Empowering Good Deci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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