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좋으면 좋은 결정이었고, 결과가 나쁘면 나쁜 결정이었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행동과학 관점에서 가장 역설적인 진실 중 하나는 결과와 결정의 질은 별개라는 것입니다. 좋은 결과가 나쁜 결정에서 나올 수 있고, 나쁜 결과가 좋은 결정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항상 결과로만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계속 같은 실수로 이끕니다.
월요일 아침, 영웅이 된 사람의 비밀
월요일 아침, 전사 회의. CEO가 영업팀의 민준을 무대로 부릅니다. "이번 분기 최고의 성과를 낸 민준 사원에게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 민준은 3개월 만에 50억 원짜리 계약을 따냈습니다. 회사 역사상 신입사원의 최대 실적입니다.
CEO: "민준 사원, 어떻게 이런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나요? 비결을 공유해주세요."
민준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답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고객사의 잠재력을 알아봤습니다. 다른 팀원들이 '너무 큰 고객이라 우리한테는 안 맞는다'고 했을 때, 저는 과감하게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제 직감을 믿었습니다. 데이터나 시장 분석보다는, 담당자와의 인간적 유대감을 쌓는 데 집중했고, 그것이 성공의 열쇠였습니다."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날 오후, 민준의 방식은 영업팀의 새로운 표준이 되었습니다. "민준처럼 하라", "직감을 믿어라", "과감하게 접근하라".
하지만 민준의 팀장 서연은 불편했습니다. 서연은 그 계약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민준이 그 고객사에 접근한 것은 "전략"이 아니라 "실수"였습니다. 사실 민준은 비슷한 이름의 다른 회사를 타깃으로 하려다가 잘못 찾아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직감"이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밀어붙인 것이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었습니다. 민준이 접근한 시점에, 그 고객사는 마침 기존 공급업체와 분쟁 중이었고, 급하게 대체 업체를 찾고 있었습니다. 민준은 그 사실을 몰랐지만, 우연히 딱 맞는 타이밍에 나타난 것입니다.
"인간적 유대감"도 사실은 달랐습니다. 고객사 담당자가 민준과 같은 대학 출신이었고, 같은 동아리 선배였습니다. 민준은 첫 미팅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됐고, 그것이 관계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노력이 아니라 운이었습니다.
서연은 고민했습니다. '이 사실을 말해야 하나? 하지만 민준의 성과는 진짜고, 회사는 50억을 벌었어. 내가 괜히 분위기를 깨는 건 아닐까?'
2개월 후,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민준의 방식을 따라한 5명의 영업사원이 모두 실패했습니다. "큰 고객에게 과감하게 접근"했지만, 문전박대당했습니다. "직감을 믿고" 밀어붙였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민준 본인이었습니다. 첫 성공 이후 같은 방식으로 다른 고객들에게 접근했지만, 3개월 동안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습니다. 민준은 혼란스러웠습니다. '왜 안 되지? 나는 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결과 편향(Outcome Bias)입니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과정도 좋았다고 판단하는 인지적 오류입니다. 민준의 성공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 운이 좋았던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훌륭한 의사결정"으로 포장했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이 잘못된 교훈이 조직 전체에 퍼졌다는 것입니다. 체계적 분석보다 직감을, 신중한 준비보다 과감한 실행을 강조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단 한 번의 운 좋은 결과가 조직의 의사결정 문화를 왜곡시킨 것입니다.
서연은 결국 팀 회의에서 진실을 말하기로 했습니다. "민준의 성과는 대단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민준의 '방식'이 아니라, 그 상황의 '맥락'입니다. 왜 성공했는지를 정확히 분석하지 않고 표면적인 행동만 따라하면, 우리는 같은 성공을 재현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에도 "영웅"이 있나요? 큰 성과를 낸 사람의 방식이 곧 표준이 되나요? 하지만 잠시 멈춰서 물어보세요. "이 성공이 정말 좋은 결정 과정의 결과인가, 아니면 운이 좋았던 것인가?" 결과만 보고 판단하면, 우리는 운을 전략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화요일 오후, 실패한 프로젝트의 변호
화요일 오후, 프로젝트 사후 분석 회의. 6개월간 진행된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났습니다.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투자 대비 수익이 마이너스입니다. 회의실 분위기는 무겁습니다.
임원 A: "이 프로젝트를 누가 주도했죠?"
기획팀장 재훈이 손을 듭니다. "제가 책임자였습니다."
임원 B: "처음부터 시장 조사가 부족했던 것 아닙니까?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죠?"
재훈은 방어적으로 답합니다. "저희는 충분한 조사를 했습니다. 시장 데이터를 분석했고, 전문가 의견을 들었으며..."
임원 A가 끊습니다. "결과가 말해주고 있잖아요. 충분하지 않았던 거죠. 이건 명백히 잘못된 결정이었습니다."
그때 CFO 민수가 끼어듭니다. "잠깐만요. 결과가 나빴다고 해서 결정이 나빴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재훈 팀장의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봤는데, 상당히 체계적이었습니다."
민수는 노트북을 열어 프로젝트 초기 문서를 보여줍니다.
"첫째, 재훈 팀은 3개월간 시장 조사를 했습니다. 경쟁사 분석, 소비자 인터뷰, 트렌드 분석을 모두 진행했습니다. 둘째, 5가지 대안을 놓고 각각의 장단점을 평가했습니다. 셋째, 리스크를 명확히 식별하고 각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넷째, 단계별 체크포인트를 설정하고, 각 단계에서 계속 진행할지 중단할지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히 했습니다."
임원 B: "그런데 왜 실패했죠?"
민수: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진행 중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예상보다 6개월 빨리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도 예측하지 못한 변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외부 변수입니다."
민수는 계속합니다. "여러분,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면, 우리는 재훈 팀장을 영웅으로 칭찬했을 겁니다. 같은 과정, 같은 결정이었는데도 말이죠. 결과로 과정을 판단하면, 우리는 잘못된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으니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결론 내린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 체계적 분석 대신 직감에 의존하게 될 겁니다. 리스크 평가 대신 '일단 해보자'는 식이 될 겁니다. 그것이 더 위험합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습니다. 임원들도 생각에 잠겼습니다.
민수가 제안합니다. "이렇게 합시다. 프로젝트 결과는 실패했지만, 의사결정 과정은 우리의 표준으로 삼읍시다. 재훈 팀이 사용한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문서화해서, 다른 프로젝트에도 적용합시다. 그리고 이번 실패에서 배울 점은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가 아니라 '예측하지 못한 변수들이 무엇이었고, 다음에는 어떻게 더 빨리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을까'입니다."
2주 후, 재훈의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는 "프로젝트 의사결정 가이드라인"으로 공식화되었습니다. 그리고 3개월 후, 이 가이드라인을 따른 다른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뒀습니다.
재훈은 민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제 커리어가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실패한 프로젝트 책임자로 낙인찍힐 뻔했어요."
민수가 답했습니다. "결과와 과정을 분리해서 평가하는 것, 그것이 조직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체계적으로 도전할 수 있습니다. 결과로만 판단하면, 아무도 어려운 프로젝트를 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실패를 어떻게 다루나요? "실패했으니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단순하게 판단하나요? 아니면 "과정은 어땠는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분석하나요? 좋은 과정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과정만이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의 확률을 높입니다.
수요일 오전, 빠른 결정의 대가
수요일 오전 9시, 긴급 경영 회의. 중요한 고객사로부터 제안 요청이 왔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48시간 내에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계약 규모는 100억 원입니다.
CEO: "이건 놓칠 수 없는 기회입니다. 빨리 결정해야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영업 이사: "당연히 해야죠. 100억이에요. 우리 연 매출의 20%입니다."
재무 이사: "하지만 조건을 제대로 검토할 시간이 없습니다. 48시간은 너무 짧습니다."
CEO: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모인 거 아닙니까. 오늘 하루 동안 검토하고, 내일 오전에 최종 결정합시다."
기획팀장 지은이 말합니다. "제안서를 자세히 보니 몇 가지 우려 사항이 있습니다. 납품 일정이 매우 촉박하고, 페널티 조항이 강력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경험 없는 기술 스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최소 1주일은 필요합니다."
CEO: "1주일? 고객이 48시간을 준 이유가 뭐겠어요? 다른 업체도 검토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늦으면 기회를 놓칩니다."
재무 이사: "그렇다면 적어도 우리의 리스크를 명확히 파악하고 가야 합니다. 제가 제안하는 것은..."
CEO가 끊습니다. "시간이 없어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석이 아니라 결단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해봅시다."
그날 오후, 팀들은 급하게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기술팀은 제대로 된 타당성 검토를 하지 못했고, 재무팀은 수익성 분석을 대충 했으며, 법무팀은 계약서의 모든 조항을 검토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CEO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합니다. 지금 고객사에 연락하세요."
3개월 후, 프로젝트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기술 스펙을 맞추지 못해 납기가 지연되었고, 페널티가 발생했습니다. 추가 인력을 투입하느라 비용이 예상의 2배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계약서에 숨어 있던 불리한 조항들이 하나씩 드러났습니다.
6개월 후, 프로젝트는 완료되었지만, 100억 계약으로 실제 남은 이익은 5억이었습니다. 예상했던 30억 이익의 6분의 1입니다.
사후 분석 회의에서 외부 컨설턴트가 보고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문제는 실행이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이었습니다. 48시간이라는 인위적 데드라인에 압박받아, 제대로 된 검토 없이 결정했습니다. 만약 일주일을 요청했다면 어땠을까요? 고객사가 거절했을까요?"
영업 이사: "아마 기다려줬을 겁니다. 사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업체는 없었습니다. 48시간은 그냥 고객사의 내부 일정 때문이었습니다."
CEO는 인정했습니다. "제가 성급했습니다. '빠른 결정'이 '좋은 결정'이라고 착각했습니다. 제대로 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다면, 이 계약을 거절했거나, 아니면 조건을 재협상했을 겁니다."
컨설턴트가 제안합니다. "앞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에는 '의사결정 캔버스'를 사용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이것은 체계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도구입니다."
컨설턴트는 캔버스를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다음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정해야 할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 / 왜 지금 결정해야 하는가? / 어떤 대안들이 있는가? / 각 대안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 각 대안이 성공/실패할 확률은? / 우리가 포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Trade-offs) /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 우리가 모르는 것은 무엇인가? / 더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이 결정이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누구인가? /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이고, 감당할 수 있는가?"
CEO: "이 질문들에 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겠군요."
컨설턴트: "맞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바로 투자입니다.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의사결정 과정의 질이 데이터의 양이나 분석의 깊이보다 더 중요한 성공 예측 요소입니다. 빠른 결정보다 좋은 과정이 중요합니다."
한 달 후, 회사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10억 원 이상의 의사결정은 최소 72시간의 검토 기간을 거쳐야 하며, 의사결정 캔버스를 작성해야 한다."
처음에는 "너무 느리다"는 불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 후, 결과가 말해주었습니다. 프로젝트 성공률이 60%에서 85%로 올랐고,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인한 손실이 70% 감소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빠른 결정"을 미덕으로 여기나요? 하지만 빠른 결정이 항상 좋은 결정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투자하세요. 그 시간이 나중에 수십 배로 돌아옵니다.
목요일 오후, 포기한 것의 대가
목요일 오후, 인사팀의 수진은 새로운 인재 채용 전략을 발표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최고의 인재만 뽑겠습니다. 명문대 출신, 높은 학점, 화려한 스펙. 이것이 우리의 새로운 기준입니다."
경영진은 박수를 칩니다. "좋습니다. 우리 회사도 이제 톱티어 인재를 영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장 팀장들은 불편합니다. 개발팀장 준호가 손을 듭니다. "그런데 인사팀장님, 그렇게 하면 우리가 포기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수진: "포기요? 우리는 더 나은 인재를 얻는 건데, 뭘 포기한다는 거죠?"
준호: "첫째, 다양성입니다. 명문대만 뽑으면 비슷한 배경,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 모입니다. 둘째, 실무 경험입니다. 스펙은 화려하지만 현장 경험이 없는 사람과, 스펙은 부족하지만 실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 중 누가 더 필요할까요? 셋째, 충성도입니다. 톱티어 인재는 이직도 쉽게 합니다. 2년 만에 더 좋은 조건으로 떠날 수 있습니다."
마케팅팀장 혜진도 거듭니다. "그리고 비용입니다. 톱티어 인재는 높은 연봉을 요구합니다. 같은 예산으로 두 명 뽑을 수 있는데, 한 명만 뽑게 됩니다. 그 트레이드오프는 고려하셨나요?"
수진은 당황합니다. "하지만... 최고의 인재를 뽑는 게 나쁜 건가요?"
CFO 민수가 끼어듭니다. "나쁜 게 아니라, 불완전한 겁니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트레이드오프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하면 다른 무언가를 포기하게 됩니다. 수진 팀장님은 '얻는 것'만 보고, '잃는 것'은 보지 않았습니다."
민수는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립니다.
"의사결정은 자원 배분입니다. 우리에게는 제한된 채용 예산, 제한된 포지션, 제한된 시간이 있습니다. A를 선택하면 B를 포기해야 합니다. 좋은 의사결정이란, 이 트레이드오프를 명확히 이해하고, 우리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 알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민수가 제안합니다. "이렇게 합시다. 수진 팀장님, 의사결정 캔버스를 사용해서 다시 분석해보시겠어요? 특히 이 질문들에 답해주세요. '우리가 포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대가는 감당할 수 있는가?', '다른 대안은 없는가?'"
일주일 후, 수진은 새로운 제안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다시 분석해봤습니다. 전부 톱티어로 가는 것은 트레이드오프가 너무 큽니다. 대신 이렇게 제안합니다. 핵심 포지션 30%는 톱티어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나머지 70%는 잠재력 있는 중견 인재를 뽑습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스타 플레이어도 확보하고, 다양성과 충성도도 유지하며, 예산도 맞출 수 있습니다."
경영진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제 진짜 의사결정이 되었네요. 처음 제안은 '좋은 것'만 나열한 것이었지만, 지금 제안은 트레이드오프를 이해하고 균형을 잡은 것입니다."
1년 후, 새로운 채용 전략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톱티어 인재들은 실제로 핵심 프로젝트를 성공시켰고, 중견 인재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으며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았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이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수진은 배웠습니다. "의사결정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트레이드오프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저것도 다 가질 수 있다'는 생각. 현실에서는 모든 선택에 대가가 있습니다. 그 대가를 모르고 선택하면, 나중에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합니다."
여러분도 의사결정을 할 때 "이것의 장점은 뭐지?"만 묻고 있나요? 그것만큼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이것을 선택하면 나는 무엇을 포기하는 거지?" 트레이드오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 그것이 성숙한 의사결정의 시작입니다.
금요일 오전, 가장 중요한 결정
금요일 오전, 재무팀장 민수는 CEO와 1:1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CEO가 제안합니다. "민수 씨, 새로운 사업부 총괄 자리가 생겼어요. 민수 씨가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연봉 30% 인상, 임원 승진, 그리고 회사의 미래를 만드는 기회입니다. 어때요?"
민수는 감격스럽습니다. 10년간 꿈꿔온 자리입니다. 입에서 "예"라는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민수는 멈춥니다. "CEO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이니만큼, 일주일의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제대로 생각해보고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CEO는 약간 의외라는 표정입니다. "물론이죠. 하지만... 뭘 고민할 게 있나요? 좋은 기회 아닌가요?"
민수: "물론 좋은 기회입니다. 하지만 저는 최근 의사결정의 질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중요한 결정일수록 체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일주일 후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날 저녁, 민수는 의사결정 캔버스를 꺼냅니다. 그리고 하나씩 채워나갑니다.
- 결정해야 할 것: 새로운 사업부 총괄 제안을 수락할 것인가?
- 왜 지금 결정해야 하는가: CEO가 제안했고, 다른 후보자도 검토 중일 것. 하지만 급하게 결정할 이유는 없음.
- 대안들:
수락한다
거절하고 현재 자리에 남는다
조건부로 수락한다 (예: 1년 준비 기간 요청)
- 각 대안의 장단점:
수락 시 장점: 승진, 연봉 인상, 새로운 도전, 영향력 확대 수락 시 단점: 업무 시간 증가 (주 60-70시간 예상), 가족 시간 감소, 실패 위험 (새 사업이라 불확실), 스트레스 증가
현재 유지 시 장점: 워라밸 유지, 안정성, 가족과의 시간 현재 유지 시 단점: 커리어 성장 정체, 이 기회는 다시 안 올 수도
조건부 수락 시: 준비 기간 동안 역량 개발, 리스크 감소, 하지만 CEO가 받아들일지 불확실
- 트레이드오프 (무엇을 포기하는가):
수락하면: 저녁 시간, 주말, 아이들과의 시간, 취미, 건강 (운동할 시간 없음)
거절하면: 승진 기회, 연봉 인상, 영향력, 새로운 배움
- 되돌릴 수 없는 것:
수락 후 실패하면 커리어에 타격
거절 후 다시 기회가 안 올 수도
아이들의 지금 이 시기는 다시 안 옴 (7살, 5살)
- 우리가 모르는 것:
새 사업의 실제 성공 가능성
필요한 실제 업무 시간
내가 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가족이 어떻게 반응할지
- 영향받는 사람:
나
아내
두 아이들
현재 팀원들
새로운 사업부 팀원들
- 최악의 시나리오:
사업 실패 + 가정 파탄 + 건강 악화
감당 가능한가? 솔직히 모르겠음
민수는 아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이들과도 (아이들 수준에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사업부 총괄을 맡고 있는 선배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구했습니다.
일주일 후, 민수는 CEO를 다시 만났습니다.
"CEO님, 제안 감사합니다. 하지만 조건부로 수락하고 싶습니다. 6개월의 준비 기간을 주십시오. 그동안 새 사업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팀을 구성하고, 가족과의 시간 관리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총괄을 먼저 맡아서, 제가 정말 이 역할에 맞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6개월 후 서로 확신이 들면, 그때 정식으로 총괄을 맡겠습니다."
CEO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좋습니다. 사실 그게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겠네요. 민수 씨가 성급하게 수락했다가 준비 안 된 상태로 실패하는 것보다, 제대로 준비해서 성공하는 게 회사에도 좋습니다."
6개월 후, 민수는 부총괄로서 새 사업을 경험했고, 자신이 정말 이 역할을 원하는지,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가족과의 새로운 균형점도 찾았습니다. 7개월째 되는 날, 민수는 공식적으로 총괄을 맡았고, 1년 후 그 사업부는 회사의 가장 성공적인 부서가 되었습니다.
민수는 후배들에게 조언합니다. "중요한 결정일수록 천천히 하세요. 의사결정 캔버스를 사용하세요. 모든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세요. 특히 '내가 포기하는 것은 무엇인가?'와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인가?'에 진지하게 답하세요. 그리고 그 답이 불편하더라도 직면하세요. 그것이 좋은 의사결정의 시작입니다."
월요일, 당신의 다음 결정을 위해
핵심 교훈들을 정리하면:
결과와 과정을 분리하라. 좋은 결과가 좋은 결정을 의미하지 않고, 나쁜 결과가 나쁜 결정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운과 전략을 구분하세요.
체계적인 과정이 중요하다. 빠른 결정보다 좋은 과정이 중요합니다. 의사결정 캔버스 같은 도구를 사용하세요.
트레이드오프를 명확히 하라.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습니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 명확히 이해하세요.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인식하라. 어떤 결정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런 결정일수록 신중해야 합니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라. "우리가 모르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으세요. 그리고 그 불확실성을 어떻게 관리할지 생각하세요.
다음 월요일,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이 간단한 캔버스를 사용해보세요:
무엇을 결정하는가? / 왜 지금인가? / 어떤 대안들이 있는가? / 각각의 장단점은? / 무엇을 포기하는가? / 되돌릴 수 있는가? / 모르는 것은 무엇인가? / 최악의 경우는?
이 질문들에 답하는 데 30분을 투자하세요. 그 30분이 수개월, 수년의 후회를 막을 수 있습니다.
좋은 의사결정은 재능이 아니라 기술입니다. 배울 수 있고, 연습할 수 있고,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여러분의 직장 생활을, 나아가 인생을 바꿀 것입니다.
이제 선택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계속 결과로만 판단하며 운에 의존할 것인가, 아니면 과정을 개선하여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것인가? 그 선택부터가 이미 의사결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