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 쓰는 곳

#067 바람이 부네, 누가 이름을 부르네

by Stone

- 허은실

입안 가득 손톱이 차올라
뱉어내도 비워지지 않네
문을 긁다 빠진 손톱들
더러는 얼굴에 묻어 떨어지지 않네

숲은 수런수런 소문을 기르네
바람은 뼈마디를 건너
몸속에 신전을 짓고
바람에선 쇠맛이 나

어찌 오셨는지요 아흐레 아침
손금이 아파요
누가 여기다 슬픔을 슬어놓고 갔나요
내 혀가 말을 꾸미고 있어요

괜찮다 아가, 다시는
태어나지 말거라

서 있는 것들은 그림자를 기르네
사이를 껴안은 벽들이 우네
울음을 건너온 몸은
서늘하여 평안하네

바람이 부네
누가 내 이름을 부르네
몸을 벗었으니 옷을 지어야지


"나는 잠깐 설웁다", 문학동네, 2017